05 Jun 2026

벨라루스 IOC 복귀, 다음은 러시아? - 러시아 복권 스포츠 종목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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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지난 7일 러시아의 특수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책임을 물어 러시아와 함께 제재했던 벨라루스에 대한 징계를 해제했다. 이에 따라 벨라루스 선수들은 올 여름부터 시작되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LA)하계올림픽 예선부터 자국 국기를 달고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됐다. 또 벨라루스에서 국제대회의 개최도 가능해졌다. 러시아에 대한 징계는 그대로 유지됐는데, '다음은 러시아 차례'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IOC는 7일(현지시간) "집행위원회는 국제연맹 등이 주최하는 국제 대회에서 팀을 포함한 벨라루스 선수들의 참가에 더 이상 어떠한 제재도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며 "선수들의 국제대회 참가가 전쟁이나 분쟁 개입을 포함한 정부의 행위로 인해 제한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IOC는 그러나 "러시아는 벨라루스와 사정이 다르다"며 "법률위원회가 자격 정지 관련 사안을 검토하는 동안 제재가 유지된다"고 밝혔다. 

IOC의 이번 결정은 권고적 성격으로, 벨라루스 선수들의 출전 여부는 각 분야의 국제연맹들이 최종 결정한다.
우크라이나올림픽위원회는 IOC의 이번 결정을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즉각 발표했다.

그러나 친(親)러시아 행보를 보인 국제복싱연맹(IBA)에 대한 IOC의 자격 박탈로, 새로 결성된 '월드 복싱'(World Boxing)은 IOC의 권고에 따라 벨라루스에 대한 징계를 12일 해제했다. '월드 복싱'은 홈페이지를 통해 "집행위원회가 벨라루스 선수단에 적용되던 '개인중립선수'(AIN) 규정을 폐지하고 자국 국기와 국가, 유니폼, 엠블렘 사용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월드 복싱이 홈페이지에 올린 벨라루스 징계 해제 소식/캡처 
월드 복싱이 홈페이지에 올린 벨라루스 징계 해제 소식/캡처 

IOC는 2022년 2월 전쟁이 발발하자, 종목별 국제연맹과 각종 대회 조직위원회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관계자를 참가시키거나 초청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또 2023년 10월에는 우크라이나 4개주(도네츠크, 헤르손, 루간스크. 자포로제주)에 대한 러시아의 연방 편입에 맞춰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4개주 올림픽위원회를 불법 통합했다는 이유(올림픽 헌장 위반)로 ROC의 자격을 정지시켰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은 전쟁 참전·지지 여부를 엄격히 심사받은 뒤 개인중립선수(AIN) 자격으로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과 올해 초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참가해야만 했다. AIN은 IOC가 승인한 유니폼을 입어야 하고, 소지품에도 국기나 엠블렘 등을 사용할 수 없다. 또 단체전 출전이 불가능하고, 우승하더라도 국기 게양은 물론, 국가가 연주되지 않는다.

러시아는 2024년 파리 하계 올림픽에서는 AIN 자격으로 15명의 선수가 출전해 은메달 1개(테니스 복식)를, 2026년 동계 올림픽에는 13명의 선수가 출전해 은메달 1개(스키 산악)를 따는 게 그쳤다.

하지만 러-벨라루스에 대한 국제 스포츠 단체의 제재는 차츰 완화되는 추세다. 선수들의 국제대회 참가가 정치적 동기나, 분쟁 등 정부의 행위에 의해 차별받아서는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열린 정기 총회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고, 올해 초에 열린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패럴림픽에는 두 나라 선수들이 국기를 앞세워 출전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패럴림픽 개막식 참가를 보이콧하는 등 크게 반발한 바 있다.

rbc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국제 스포츠 연맹의 제재 해제 조치로 러시아 선수들이 국기를 달고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종목은 아직 수영과 레슬링, 유도, 태권도 등 4개에 불과하다. 이들 4개 종목에서는 러시아 선수들이 소속 국가(러시아)를 감추지 않고 LA올림픽 예선전 등 국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러시아에 대한 징계를 가장 먼저 푼 곳은 국제유도연맹(IJF)이다. IJF 지난해(2025년) 11월 IOC 회원국 중 처음으로 러시아 선수들이 '삼색기'(러시아 국기)를 앞세워 국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징계를 해제했다. 

IJF은 앞서 2023년 러-벨라루스 선수들이 AIN 자격으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2028년 LA올림픽 유도 종목에 걸려 있는 금메달은 총 15개다.

여자부 유도 경기 장면/사진출처:국제유도연맹
여자부 유도 경기 장면/사진출처:국제유도연맹

세계태권도연맹은 올해 1월, 세계수영연맹(World Aquatics)은 4월 러-벨라루스 선수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국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2028 올림픽 태권도 종목에서는 금메달 8개가, 수영에서는 55개가 걸려 있다.

세계수영연맹은 두 나라 선수들의 대회 참가를 허용하면서 최소한 도핑 테스트 4회 연속 통과를 조건으로 달았다. 올림픽에서 관장하는 금메달 수가 가장 많다(353개 중 55개)보니 수영 종목에서 도핑 테스트는 아주 엄격하다. 금메달 수가 두번째로 많은 육상(48개)도 마찬가지다. 

세계수영연맹 홈페이지/캡처
세계수영연맹 홈페이지/캡처

세계레슬링연맹(UWW)은 15일 러-벨라루스 선수들에 대한 징계 해제에 동참했다. 지금까지는 23세 이하 주니어 선수들만 국제대회의 참가가 허용됐고, 성인 선수들은 AIN 자격으로 출전했다. 2028 올림픽에 걸린 금메달은 18개다.

국제복싱협회(IBA)처럼 올림픽 종목 관할권을 잃었거나, 올림픽 종목에 포함되지 않는 파델, 보디빌딩, 종합격투기 등의 분야에서는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권이 여전히 보장돼 있다. IBA는 2022년 10월 러-벨라루스 선수들의 IBA 주관 대회 출전을 허용했다가 이듬해(2023년) 6월 IOC로부터 종목 관할 자격을 박탈당했다.

러시아 출신 우마르 크렘레프 회장이 이끄는 IBA는 이 결정이 "정치적"이라고 주장하며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했지만, 기각됐다. 

이에 앞서 IBA는 러시아의 조직적인 도핑 문제가 제기된 뒤 2019년에도 올림픽 종목 관할 자격이 정지되면서 도쿄 하계올림픽 복싱 경기는 IOC 특별위원회가 주관했다. IBA는 이어 2024년 파리 올림픽 복싱 예선전도 개최할 수 없었는데, 2028년 LA올림픽에서는 새로 구성된 '월드복싱'(World Boxing)이 맡는다. IOC는 아예 IBA의 힘을 빼기 위해 IBA 회원국 소속 선수들의 2028년 올림픽 참가를 금지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벨라루스의 출전 자격을 허용한 월드복싱은 그러나 러시아의 경우, 종전과 같이 AIN 자격으로 올림픽 출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테니스와 스쿼시의 요소를 결합한 라켓 스포츠인 국제 파델 연맹(FIP)은 러시아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파델 연맹의 알렉세이 소로킨 회장은 2024년 11월 현지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 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여자 선수들이 국제 무대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보디빌딩 연맹(IFBB)은 2024년 7월 러-벨라루스 선수들의 국제 대회 참가를 허용했으며, X게임(월드 익스트림 게임)은 아예 처음부터 두 나라를 제재하지 않았다. 

종합격투기(MMA) 분야에서는 각 세부 단체의 규정에 따라 제재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UFC는 2022년 3월 모든 선수들이 자국 국기를 달고 경기에 출전하는 것도 금지했으나, 선수들의 국가 대표 자격은 허용했고, 웹사이트에 올린 선수 프로필에서도 국기를 삭제하지 않았다. 2023년 10월에는 러시아 등 모든 선수들이 자국 국기를 달고 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다시 허용했다. 

프로 파이터스 리그(PFL)는 2022년 11월 리그 소속 모든 러시아 선수들의 프로필에서 국적 정보를 삭제했다가 다시 게재했다. 국제삼보연맹(FIAS)과 세계킥복싱연맹(WKF), 국제무에타이연맹(IFMA) 등은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을 제한 없이 허용하고 있다.

테니스 종목도 (산하) 단체별로 조금씩 다르다. 올림픽 출전권을 관장하는 국제테니스 연맹(ITF)은 러-벨라루스 선수들을 AIN 자격으로 대회 참가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테니스 팬들이 주된 관심을 쏟는 남녀 프로 테니스 대회를 주관하는 남녀 협회(남자는 ATP, 여자는 WTA)는 러-벨라루스 선수들의 출전 자격을 제한하지 않는다.

미 뉴욕법원이 우크라이나 출신 선수의 러-벨라루스 출전 금지 소송을 기각했다는 로이터 통신 보도/웹페이지 캡처
미 뉴욕법원이 우크라이나 출신 선수의 러-벨라루스 출전 금지 소송을 기각했다는 로이터 통신 보도/웹페이지 캡처

그러다 보니 우크라이나 여자 프로 테니스 선수가 법정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의 레샤 추렌코는 여자 프로테니스 협회( WTA)를 상대로 "러-벨라루스 선수의 출전을 제한해달라"며 '심리적 학대' 소송을 제기했는데, 미 뉴욕 법원은 지난 3월 이를 기각했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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