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Feb 2026

세계한상대회, 한상 주도 구조 전환... 러·CIS 관점에서 본 의미는

전 세계 재외동포 경제인들이 참여하는 세계한상대회가 기존의 정부 주도 방식에서 벗어나, 한상이 직접 운영과 방향을 결정하는 민간 자율 체제로 전환된다. 운영 구조 전반이 개편되면서, 세계한상대회는 단순 행사 중심이 아닌 지속 가능한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대회 운영의 핵심 역할을 맡아온 운영위원장 선출 방식이다. 그동안 재외동포청장이 당연직으로 맡아왔던 운영위원장직은 앞으로 민간 운영위원 가운데서 선출되는 방식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대회의 주요 의사결정과 집행 과정에서 한상들의 책임과 권한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운영위원장 직속 사무국도 신설돼, 대회 운영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강화한다.

세계한상대회가 정부 주도에서 민간 자율 체제로 전환되는 이번 변화는, 러시아·CIS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상들에게도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지정학적 리스크와 제재 환경 속에서 상대적으로 발언권과 존재감이 약화됐던 지역 한상들에게는, 대회 구조 변화 자체가 새로운 기회이자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세계한상대회는 북미·동아시아 중심의 네트워크와 의사결정 구조가 강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반면 러시아·CIS 한상들은 현지 제도, 금융·물류 제약, 제재 리스크 등 특수한 환경 속에서 사업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회 내에서 이러한 현실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인식이 존재해 왔다. 민간 주도의 운영 전환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완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운영위원장과 핵심 의사결정 주체가 한상 중심으로 재편되면, 러시아·CIS 지역 한상들도 지역별 현실과 필요를 직접 의제로 올릴 수 있는 통로가 넓어진다. 특히 약소지역 배려 조항이 새 운영 규정에 포함된 점은, 기존 대회 구조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지역 한상들에게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기업전시회를 민간에 위탁 운영하는 방식 역시 러시아·CIS 한상들에게는 현실적인 장점이 있다.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상들은 단순 홍보성 전시보다, 실제 거래 가능성·유통 구조·결제 및 물류 문제까지 연결되는 실무 중심의 접근을 필요로 한다. 민간 단체나 전문기관이 전시를 기획·운영할 경우, 러시아·중앙아시아 시장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이 반영될 여지가 커진다.

자문위원회와 미래혁신위원회의 신설 또한 주목할 만하다. 러시아·CIS 지역은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기존 1세대 한상과 차세대 한상 간의 인식 차이도 큰 편이다. 원로 한상의 경험과 차세대 한상의 네트워크·기술 역량이 함께 반영될 수 있다면, 이 지역 특유의 불안정성과 변동성을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논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다만 이번 전환이 자동적으로 지역 균형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민간 주도 체제는 참여하는 한상들의 적극성과 조직력이 곧 영향력으로 이어진다. 러시아·CIS 한상들이 대회 내에서 실질적인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지역 단위의 연대와 의제 설정, 그리고 지속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세계한상대회의 민간 자율 전환은 러시아·CIS 한상들에게 “기회가 열렸다”는 신호에 가깝다. 다만 그 기회를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는, 이 지역 한상들이 얼마나 조직적으로 참여하고, 자신들의 현실을 대회 구조 안에 녹여낼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이번 변화는 러시아·CIS 한상들에게도 더 이상 관찰자가 아니라 주체로 나설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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