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Aug 2026

우크라, 장거리 드론 공격에 환호하고 있지만, 비용도 장난 아니다고?

관련기사

"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적으로 복잡하며, 궁극적으로 더 강력한 보복 조치를 유발할 수 있다." 

발레리 잘루즈니 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현 영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한달 전쯤(7월 7일) 영국 텔레그래프지에 기고한 칼럼에서 나온 대목이다. 그는 칼럼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후방 기간 시설 공격으로 "점점 더 많은 서방 분석가들이 러시아가 사실상 전쟁에서 패배했다고 주장하는데, 위험할 정도로 잘못된 평가"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잘루즈니 주영 대사(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의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기고. 2026년 7월 7일자 캡처 
잘루즈니 주영 대사(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의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기고. 2026년 7월 7일자 캡처 

 

 

그의 발언은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장거리 공격에 대한 평가가 진행되면서 달라지는 분위기다.

올해 들어 시작된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공격은 일정한 사이클(주기)을 그리고 있다. 3월과 4월에는 러시아 석유 및 가스 수출을 담당하는 주요 항만 시설을 공격하더니, 이후 몇달 간 러시아 정유 시설 파괴에 집중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러시아의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와일드베리스'의 물류 창고를 주요 타격 목표로 삼았다. 

뉴스1에 따르면 러시아의 대형 정유시설 가운데 하나인 중부 랴잔의 정유공장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은 뒤 원유 정제를 중단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달(7월) 30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정유 공장 가동 중단은 약 2주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또다시 러시아 정유 시설에 대한 공격을 시작한 느낌이다.

장거리 드론을 이용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기간 시설및 물류, 산업 공단 공격은 모스크바에 실질적인 피해를 안겨주는 게 분명하다. 궁금한 것은 우크라이나가 왜 모든 러시아 목표물을 한꺼번에 공격하지 않을까하는 점이다. 수출 항만 공격→정유시설 파괴→쇼핑몰 창고 폭격 순으로 돌아가면서 공습할까? 

우크라이나군 드론 공격을 받은 모스크바 정유 공장에서 화염이 치솟고 있다/텔레그램 영상 캡처
우크라이나군 드론 공격을 받은 모스크바 정유 공장에서 화염이 치솟고 있다/텔레그램 영상 캡처

당연하지만, 동원할 드론의 절대량이 부족하지 아닐까 싶다.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돈이다. 일단 돈이 있어야 장거리 드론을 구매할 수 있고, 특수작전 부대에 넘겨 러시아 본토 공격 작전에 사용할 수 있다.

다소 의아하겠지만, 장거리 드론 공격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이 든다고 한다. 미사일보다 훨씬 값이 싼 드론을 사용하는데, 무슨 돈이 그렇게? 라고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장거리 드론 공격에 드는 경비가 수월찮다.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수준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계속하는데 드는 비용이 월 10억 달러라면 적지 않다. 연간으로 따지면 120억 달러로, 우크라이나 국방예산(6월 추가 증액분 포함 2026년 국방비는 약 972억 달러)의 12% 이상을 차지한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지난(7월) 31일 "우크라이나군이 여러 층위의 러시아 인프라 시설을 동시에 타격하지 못하는 이유로 가장 먼저 장거리 드론의 생산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면서 "러시아에 대한 드론 공격은 비용이 매우 많이 드는 군사 작전"이라고 짚었다. 그러다 보니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공격은 일정한 사이클을 그리고 있으며, 러시아는 손상된 시설을 복구할 시간을 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봄철(3, 4월) 타격 이후 발트해 연안 러시아 에너지 수출 항구들은 운영을 거의 완전히 재개했다. 또 키예프(키이우)가 러시아 정유 시설 공격을 일시 중단하는 동안, 러시아는 피해를 입은 대부분의 정유 시설 가동을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복구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 이후 생산을 중단했던 러시아 정유공장 26곳 중 8곳이 7월 27일 기준, 가동을 재개했다. 11곳은 부분적으로 운영을 재개했고, 가동이 완전히 중단된 곳은 불과 7곳이다. 그 결과, 러시아의 주유(연료) 위기는 완화되기 시작했다. 

러시아 드론이 우크라이나 드네프르의 목표물을 향해 접근하는 순간/영상 캡처
러시아 드론이 우크라이나 드네프르의 목표물을 향해 접근하는 순간/영상 캡처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장거리 공격 드론은 매우 효과적인 무기다. 미사일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가연성이 높은 곳에는 상상 이상의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결함을 갖고 있다. 미사일보다 격추하기가 훨씬 쉽다는 것.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군사 목표물 하나를 타격하려면 여러 대의 드론을 '떼'로 날려보내야 하며, 그중 적어도 한 대는 러시아의 방공망을 뚫고 목표물을 파괴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고 시작한다. 그렇다고 러시아 방공망을 항상 뚫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6월 18일 우크라이나 드론이 모스크바 정유 시설을 타격한 뒤, 단 한 대의 드론도 모스크바 안으로 날아들지 못했다. 모스크바시(市)의 발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모두 시 경계선을 넘기 전에 격추됐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 방공군은 7월 한 달 동안 우크라이나로부터 날아오는 장거리 드론 약 9,800대를 요격했다. 격추되지 않은 드론의 비율은 당연히(?) 발표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측 발표에 따르면 하루에 여러 대가 목표물을 정확하게 때린 것으로 추정된다. 또 우크라이나측 영상을 보면 각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는 드론이 수십 대, 수백 대가 아닌 겨우 몇 대만 확인된다. 대다수의 드론이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던 중 일찌감치 격추되거나 전자전의 영향으로 항로가 뒤틀렸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우리는 '전쟁 저널리즘'(우크라이나전 3년째 전쟁 저널리즘, 이진희 지음, 맑은 샘 2024년 10월 발간)에 입각해 러-우크라 양측이 발표한 자료들은 어느 정도 걸러서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다른 자료가 없으니 도리가 없다. 러-우크라 양측 발표 자료로 장거리 드론 공격 비용을 따져보자.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공격에 주로 사용하는 드론은 '류티'(러시아어로는 Лютый, 대당 약 20만 달러), 보베르(Бобер, 10만 달러), FP-1(ФП-1, 6만 달러)이다. 이 세 드론의 평균 가격은 12만 달러. 세 종류의 드론을 똑같이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7월 한 달 동안 러시아 방공망에 의해 격추된 9,800대의 드론 가격은 약 11억 8천만 달러다. 우크라이나군은 최소 약 11억 달러의 비용을 들여 러시아군의 목표물을 타격, 파괴했다. 물론, 러시아측의 재산 피해는 훨씬 더 클 것이다. 

또 다른 자료에 의하면 우크라이나군은 가장 저렴한 FP-1을 많이 사용한다. 스트라나.ua는 장거리 드론 공격에 FP-1 드론이 절반, 보베르가 30%, 비싼 류티가 나머지 20%를 차지한다고 추측했다. 이 경우, 드론 한 대당 평균 비용은 약 10만 달러. 7월에 격추된 드론 9,800대의 가치는 약 9억 8천만 달러에 이른다. 우크라이나군의 장거리 드론 공격 비용은 월 약 10억 달러라는 뜻이다. 연간 120억 달러다. 

이 비용은 공격에 투입됐으나 중간에 격추된 드론의 가치만 따진 것이다. 드론 공격에 앞서 정찰, 작전 준비 및 지상 기반 시설 비용은 일체 포함되지 않았다. 그래도 값비싼 탄도 미사일을 한 번에 수십 대씩 발사하는 러시아에 비하면 전쟁 비용이 덜 든다고? 미사일과 드론의 파괴력에 차이가 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드론 한 대로 파괴된 시설물과 미사일에 완전히 박살난 시설물 중 복구에는 어느 쪽이 더 수월할까?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