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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14-06-20
국가
러시아
모스크바 원광학교 21회 한민족 큰잔치 개최…7000여 명 참가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K-pop 공연 및 문화체험 다채
6월 12일은 '러시아의 날'이다. 공산주의의 장막이 거치고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면서 국가의 재탄생을 알리기 위해 러시아가 공휴일로 지정했다. 명칭이 여러 번 바뀌었다. 1991년까지 '독립 기념일'로 불렸다. 1994년 직접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된 보리스 옐친이 '러시아 주권 선포일'로 바꿨다가 현 러시아 대통령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002년 '러시아의 날'로 명명했다.
러시아에는 연휴가 많다. 1월 초 10일간의 신년 연휴를 시작으로 3월 세계 여성의 날, 5월 노동자의 날, 조국수호의 날, 러시아의 날까지 목요일이나 수요일에 공휴일이 낀 주는 국가 주도로 내리 3~4일을 연휴로 젖혀버린다. 이렇게 많이 놀아도 되느냐고 통신원이 한 친구에게 물었다. 그는 대답한다. '신이 우리를 보호할까? 천만의 말씀!! 가스다. 가스.'
한국은 주 5일제가 도입된 게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런데, 러시아인들은, 몇몇 특수 직종을 제외한 대부분 근로자는 소비에트 시절부터 지금까지 토요일에 일 한 적이 없다. 워커 홀릭이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긴 연휴는 한편으로 불편하다. 하지만 러시아인들에게는 아니다.
주말이나 연휴에 모스크바인들은 <다차(дача)>에 간다. <다차>는 러시아 별장인데, 모스크비치(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대부분 다차를 소유하고 있다. 그들은 소비에트 시절에 정부가 준 아파트와 다차를 보유하고 있다. 모스크바를 벗어나면 허허벌판이다. 보이는 건 다차와 자작나무뿐이다. 이런 연휴에 다차에 가지 않고 <러시아의 날> 고려인들이나 한국인들과 어울리는 러시아인들이 있다. 바로 '모스크바 원광학교'가 매년 <러시아의 날> 개최하는 '한민족 문화큰잔치' 참가자들이다. 올해로 21회를 맞이했다. 20년이 넘었다. 올해는 특히 고려인 러시아 이주 150주년이 되는 해이다.
모스크바 원광학교 전종순 교장은 “21년간 한해도 거르지 않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행사 취지와 관련 “한국인과 러시아 현지인들과 고려인들이 함께하는 나눔의 시간”이라며 “현지인 참가 수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등 행사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설명을 뒷받침하듯 최다 7천여 명 수용 가능한 ‘쩨에스카야’ 육군중앙실내경기장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모스크바에서 부는 한류 덕분에 러시아 현지인 참가율은 부쩍 늘었다.
주러 한국대사관 위성락 대사는 축사를 통해 “21년째 한민족 문화 큰잔치의 맥락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고 있는 원광한국학교 관계자들께 감사를 표한다”며 “한국과 러시아 양국 간의 외교적 평화와 상생 발전의 길을 찾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성락 대사의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러시아인들로 구성된 '바라반' 풍물패 공연, 한국전통춤 공연, 러시아 및 다민족 전통 공연과 K-POP 댄스 등 다양한 문화 공연에 이어 17가지 민속놀이 마당이 펼쳐졌다. 재미있는 건 한국인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가는 민속놀이를 즐기는 외국인들이다. 이날 참가자들은 굴렁쇠 굴리기를 비롯해, 공기놀이, 줄넘기, 투호, 외다리씨름, 널뛰기, 제기차기, 젓가락, 윷놀이, 비석 치기, 줄 씨름, 가랏끼<러시아민속놀이>, 세발자전거, 지게 짐 나르기, 칠교놀이, 활쏘기 등을 체험했다. 연꽃 만들기, 한지쟁반 만들기, 서예, 원만이, 페이스 페인팅 등 문화체험마당도 재미를 더했다.
행사의 '꽃'은 2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다. 이들은 시작부터 끝까지 행사 진행을 돕는다. 원광세종학당 학생들이다.
봉사자 마리아 페트로바 씨는 “전날 무대 설치를 하고 봉사자들을 위한 도시락을 만들고, 행사 진행을 도우면서 즐거웠다”며 “많은 사람이 참가해 즐기는 것을 보니 매우 뿌듯하다”고 말했다.
손자 손녀와 함께 행사를 찾은 고려인 2세 한올례그 씨는 “한국말을 못하는 손자, 손녀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이런 행사를 통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심어주고 싶어 매년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K-POP과 드라마 마니아라고 밝힌 러시아 대학생 소냐 미하일로브나 씨는 “한국에 대한 관심 때문에 매년 친구들과 행사를 찾는다”며 “늘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얻어간다”고 전했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최승현 통신원
출처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