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조지아)와 아제르바이잔과 함께 '카프카스 3국'으로 불리는 아르메니아가 내달 총선(6월 7일)을 앞두고 친(親)서방 쪽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아르메니아를 포함한 구소련 공화국들과 경제 협력 조직인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CIS 5개국)'과 군사 협력 조직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CIS 6개국)'을 만들고 주도해온 러시아로서는 엄청 당혹스러운 흐름이다.
일각에서는 집권 연장을 노리는 니콜 파시냔 총리의 전략적인 총선 캠페인의 하나로 보고 있지만, 러시아권에서 이탈하려는 본격적인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손발이 묶여 있을 때를 놓치지 않고, 발트 3국(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처럼 얼른 서방 진영에 합류하겠다는 것이다. 이웃 국가인 그루지야(조지아)가 우크라이나보다 앞서 탈(脫)러시아, 친(親)서방 노선을 추진했다가 2008년 러시아의 군사 작전에 의해 된통 당하는 모습을 바로 곁에서 지켜봤기 때문이다.
수십년 간의 앙숙이었던 이웃 아제르바이잔과의 '나고르노 카라바흐' 전쟁(2020년)에서도 패한 아르메니아는 군사적으로 우크라이나의 길을 택할 수는 없다. 지리적으로도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에 끼여 유럽으로 바로 나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경이 조지아와 아제르바이잔, 튀르키예(터키), 이란에 막혀 있다.

친서방 노선을 뚝심있게 밀어붙이는 이는 파시냔 현 총리다. 오뚝이 같은 정치 인생을 살아온 그다. 2018년 5월 민족 감정을 앞세운 아르메니아식 '벨벳 혁명'(1989년의 체코 민주화 혁명/편집자)을 통해 친러 정권을 무너뜨리고 집권했다. 그러나 2020년 9월 이웃 나라 아제르바이잔과 수십년 간의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맞서 싸웠지만 2개월 여만에(11월) 사실상 '항복 문서'(평화협정)에 서명하고 물러서면서 정치적 탄핵 위기를 맞았다. 당시 평화협정 중재자가 CSTO를 이끄는 푸틴 대통령이었으니 감정이 쌓였다.
전쟁에서 진 파쉬냔 총리는 패전 책임에서 벗어날 길은 없었다. 정적인 사르키샨 대통령은 아제르바이잔과의 평화협정 체결 직후, 파쉬냔 총리를 향해 물러날 것을 요구했고, 파쉬냔 총리에게 권력을 넘겨준 친(親) 사르그샨 전 대통령 측도 지지세력을 동원해 수도 예레반에서 총리 퇴진 시위를 벌였다.
조기 총선을 통해 나고르노-카라바흐 패전 책임을 벗어난 파시냔 총리. 총선 출구 조사 결과, 승리가 확실시되자 지지자들을 향해 '엄치 척' 표시로 답하고 있다/러시아 TV 채널 영상 캡처
그는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띄워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일어섰다. 그의 친서방 노선은 러시아의 대(對)우크라 특수군사작전(전쟁)을 계기로 더욱 짙어졌다. 가뜩이나 '나고르노 카라바흐' 전쟁을 통해 러시아 주도의 군사협력기구(CTSO)에 대한 안보 불신이 쌓였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켜보면서 서방에 대한 믿음이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아르메니아가 구소련 해체 후 일찌감치 CSTO에 가입한 것은, 아제르바이잔의 '나고르노-카라바흐'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막상 전쟁이 터지자, CSTO의 내부 규약인 '집단 안보 체제'는 유명무실했고, 평화협정을 체결한 뒤에야 러시아군 주도의 평화유지군이 들어왔다. 파시냔 총리가 아닌 누구라도 실망할 사태 전개였다.
파쉬난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듬해인 2023년 9월 "안보 다각화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하고 미국과의 합동 군사훈련 'Eagle Partner 2023'을 실시했다. 그 즈음 나토(NATO) 확장을 위한 유럽 위원회의 군터 펠링거 위원장이 아르메니아를 향해 나토와 유럽연합(EU) 가입을 촉구했다. 바한 코스타냔 아르메니아 외무차관이 "아르메니아는 이미 나토와 협력하고 있으며, 계속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맞장구를 치고 나섰다.
러시아는 마음이 상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아르메니아에서 진행되는 미국과의 합동 군사 훈련이 경각심을 부르고 있다"며 "러시아는 이를 심층 분석하고, 상황 전개를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또 러시아 외무부는 바가르샤크 하루투냔 주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엄중 항의했다.
이때만 해도 아르메니아의 행보는 조심스러웠다. 이웃 조지아가 섣불리 나토 가입을 추진했다가 러시아와 전쟁을 치른 바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도 알고 보면, 나토 가입이 전쟁의 단초가 된 게 아닌가?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진행 과정을 지켜보면서 파쉬냔 총리의 행보는 더욱 과감해졌다. 나토의 대(對)우크라 대규모 지원을 지켜보면서 크게 용기를 얻은 것으로 짐작된다. 파시냔 총리는 2024년 초 CSTO 탈퇴(상주대표 철수와 고위급 행사 불참) 의지를 표명한 데 이어 6월에는 의회 연설을 통해 "우리는 (CSTO를) 떠날 것"이라고 선언했다. 7월에는 미 워싱턴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도 참가했다. 미하일 갈루진 러시아 외무차관은 "아르메니아가 안보 우려를 논의하는 CSTO의 건설적인 접근 방식 대신 다른 길을 선택했다"고 비판하면서 "후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아르메니아는 제임스 오브라이언 미 국무부 유럽 및 유라시아 담당 부장관의 예레반 방문(6월 11일)에 맞춰 미국과의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하는 등 고개를 돌렸다. 미-아르메니아 관계는 지난해(2025년) 8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재 하에 아제르바이잔과의 평화 선언에 서명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이에 앞서 아르메니아는 파시냔 총리의 주도로 지난해 3월 EU 가입 절차 개시에 관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EU도 아르메니아에 2억7천만 유로의 사회경제적 발전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러시아와 파시냔 총리 간 팽팽한 긴장의 끈이 끊어진 것은 5월 4, 5일 예레반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를 통해서다. 아르메니아가 EU와 첫 정상회담을 가진 것도 모자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전승 기념일(5월 9일) 행사장을 드론으로 공격할 계획을 알리는 자리를 제공했다는 불만이 러시아에서 터져나왔다.

정상회의가 끝난 뒤 러시아 외무부가 아르메니아를 향해 '모스크바(승전기념일 행사장)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막지 않은 것을 지적하며 "역사의 어느 편에 서 있느냐"고 묻자, 파시냔 총리는 "왜 그를 못 오게 막아야 하느냐"고 되받았다. 유럽에 뒤질세라 미국도 끼어들었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26일 예레반을 방문, 파시냔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아르메니아와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에는 원자력 및 주요 광물 관련 협력, 아르메니아 남부를 가로지르는 '교통·물류 회랑'(TRIPP) 건설 추진 등이 포함됐다. 또 옛 소련 시절에 건설된 아르메니아 원전을 미국산 소형모듈원자로(SMR)로 교체하는 사업을 검토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1988년 아르메니아 대지진 이후 안전 우려로 가동이 중단됐다가 부분적으로 재가동된 러시아제 원전(소련제 VVER-440 원자로 2기)을 교체하기 위해 러시아가 아르메니아에 새 원전 건설을 제안했지만, 아직 확답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미국과의 원전 협력 신호다.
이튿날(27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내달 총선에서 파시냔 총리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파시냔 총리와 함께 미국과 아르메니아, 남코카서스(러시아어로는 카프카스), 그리고 중앙아시아를 전례가 없는 위대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이 아르메니아 총선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지난 4월 헝가리 총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오르반 빅토르 총리 지지를 선언했지만, 오르반 총리는 패배했다.
파시냔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시민계약'당을 이끌고 친러시아 성향의 야당과 접전을 벌이는 중이다. 가장 강력한 야당은 사업가 삼벨 카라페탸안이 이끄는 '강한 아르메니아'당이다. 서방 외신들은 시민계약당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전한다. 현지에서는 친(親)러, 친(親)서방 세력 간의 대립이 치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파시냔 총리도 지난 18일 선거 유세장에서 한 여성과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 패배의 책임과 러시아와의 관계 등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표현을 써가며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급해진 쪽은 러시아다. 아르메니아의 친서방 궤도를 이탈시키기 위해 정치 경제 외교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스트라나.ua와 rbs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28, 29일 카자흐스탄의 아스타나에서 열린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정상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아르메니아를 향해 EU 가입 혹은 EAEU 잔류를 묻은 국민투표 실시를 요구했다. 또 "아르메니아의 EU 가입 준비는 EAEU 국가들의 경제 안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 내용은 파시냔 총리를 대신해 회의에 참석한 므헤르 그리고랸 아르메니아 부총리에게 전달됐다. 그리고랸 부총리는 정상회의에서 "다른(서방) 국가들과의 무역 및 경제 협력 관계 발전은 EAEU의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며 자유무역협정(FTA)의 확대를 주장했다. 또한 아르메니아를 통과하는 '카스피해 횡단 국제수송로(TITR)'의 적극 활용을 겨냥해 "운송 경로의 다변화가 무역량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스크바가 아르메니아의 친서방 노선을 막아서는 방법은 친러 성향의 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는 길뿐이다. 과거 우크라이나 대선과 조지아 총선에서 사용했던 경제적 압박 카드를 잇달아 꺼내든 이유다. 대표적인 게 러시아산 가스 공급의 특혜 폐지 협박이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27일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는 "아르메니아가 EU에 가입할 경우 가스와 석유 제품, 다이아몬드 공급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다비드 후다탸안 아르메니아 국토행정·인프라부 장관이 가스 공급 계약 해지 가능성에 대한 러시아 에너지부의 서한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자, 자하로바 대변인은 "주아르메니아 러시아 대사관이 서한을 아르메니아 측에 27일 공식 전달했다"며 협박을 거듭했다.
러시아 측의 서한은 아르메니아가 EU 가입 절차를 계속 진행할 경우, 러시아는 아르메니아에 대한 천연가스, 석유 제품 및 원석 다이아몬드 공급 협력에 관한 2013년 12월 2일 협정을 중단하거나 일방적으로 파기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러시아는 이 협정에 따라 아르메니아에 가스·석유제품·다이아몬드 등을 수출 관세없이 러시아 내수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아르메니아는 가스의 85%, 석유제품의 62%, 다이아몬드의 5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가 이 협정을 파기하면 아르메니아는 당장 에너지 가격의 폭등을 각오해야 한다. 한 전문가는 LNG(액화천연가스)의 국제 시세가 입방미터(㎥)당 570~590달러인 상태에서 러시아는 입방미터당 약 177달러에 천연가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은 지난 2013년 가스프롬 아르메니아(가스프롬의 완전 자회사)에 연간 25억㎥ 규모의 가스를 장기적으로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후 가격이 일부 인상되기는 했지만, 공급 계약은 2032년까지 연장된 상태다.
2025년 기준, 가스프롬은 아르메니아에 총 27억㎥를 제공해 아르메니아의 가스 수요 거의 전부를 책임지고 있다. 아르메니아는 이란으로부터 약 4억 7,600만㎥의 가스를 공급받지만, 순수히 전력 생산에만 충당하고 있다.

가스 뿐만이 아니다. 소련 시절에도 작은 민족공화국의 하나에 불과했던 아르메니아의 대러 경제 의존도는 아주 높다. 2024년 기준, 아르메니아의 전체 수출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4%로,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이란 전쟁으로 아르메니아의 대 중동 수출 시장은 더욱 좁아진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병행 수입의 중추 역할을 맡아온 아르메니아는 대러 수출이 GDP의 약 5%를 차지한다고 한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아르메니아의 2026년 수출 물량이 전년 대비 약 35% 감소한 83억 9천만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아르메니아의 수출 숨통을 죄기 위한 러시아의 조치는 전방위로 확대됐다. 20일 아르메니아산 꽃의 러시아 수입을 일시적으로 제한한 러시아 연방 수의식물위생감독청의 발표를 시작으로, 아르메니아 생수 브랜드 예르무크(Jermuk) 수입 및 유통 금지, 아르메니아산 과일 및 채소 선적 검사 중단, 아르메니아산 코냑 및 주류 수입 및 판매 금지 등의 조치가 잇달았다.
코메르산트 등 러시아 언론은 모스크바의 이같은 무역 봉쇄를 아르메니아에 대해 무역 전쟁을 선포한 것과 유사하다고 짚었다. 지난 2016년 EAEU에 가입한 아르메니아가 각종 무역 혜택을 누리면서 러시아에 비우호적인 국가들과 교역을 추진하는 아르메니아를 응징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에서다.
아르메니아산 과일과 채소, 주류 등에 대한 러시아의 제재는 아르메니아 농민들에게 특히 민감하고, 코냑 수입 금지는 아르메니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받을 수 있다. 코냑 생산량의 80~90%를 러시아 시장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아르메니아 코냑의 대러 수출 규모는 약 2억 달러에 달한다. 러시아 시장에서도 아르메니아산 코냑은 절반(50%) 이상을, 조지아산이 약 4분의 1(25%)을 차지하고, 프랑스산은 10% 미만이다. 그렇다고 아르메니아 코냑이 EU와 미국 시장으로 진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아르메니아 농민들이 생산하는 과일과 채소의 약 90%가 러시아로 반입된다. 지리적 위치와 물류망, 과일과 채소의 짧은 유통기한 때문에 아르메니아가 과일과 채소를 EU나 중국으로 돌릴 수는 없다. 러시아의 이번 규제는 아르메니아 농업 부문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파시냔 총리의 지지층을 뒤흔들 수 있다.

파시냔 총리는 러시아의 경제적 압박을 '카스피해 횡단 국제수송로(TITR)'라는 운송 수단에서 찾고 있다. 그는 24일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아할칼라키-카르스 화물 철도망이 공식 개통됐다"며 "조지아와 튀르키예(터키)를 거쳐 EU와 직접 연결되는 철도망을 갖게 됐다"고 홍보했다. 중국과 중앙아시아, 남카프카스, 터키, 유럽을 잇는 TITR이다. '중간 회랑'(Middle Corridor)으로 불리기도 한다. 아르메니아와 조지아,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터키가 2022년 통관협정을 맺고 건설을 진행했다. 4천250㎞에 이르는 노선으로, 서방과 분쟁 중인 러시아와 이란은 지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이란 전쟁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간 회랑'의 전략적 가치가 커졌고,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경유 노선을 기피하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물동량이 약 10배 급증했다. 여기에 지난 2월 시작된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마비되면서 중간 회랑을 찾는 수요는 더 가파르게 늘고 있다.
원래 러시아는 2008년부터 30년간 아르메니아로부터 남카프카스 철도 운영권을 위임받았다. 파시냔 총리는 지난 2월 남카프카스 철도 운영 시스템이 아르메니아를 "전략적 지위와 경쟁 우위를 잃게 만들고 있다"며 제 3국(카자흐스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에 매각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총선 유세에서도 파시냔 총리는 이 기조를 유지했다. 그는 "아르메니아는 이제 세계의 교차로가 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돈을 벌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도 우려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27일 총선 유권자들과의 만남에서 "아르메니아가 EU에 머물지, EAEU에 머물지는 국민이 결정할 문제"라면서 "나는 여러분들에게 여러 대안을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아르메니아 통관 협력에 관한 협정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양국간 교역 규모는 2021년 2억 700만 달러에서 2022년 4억 6,500만 달러로, 또 2023년 6억 7,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러-아르메니아 간 교역 규모에 비하면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파시냔 총리는 운송로의 다변화와 서방 진영과의 교역 확대로 러시아의 경제적 협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르메니아 유권자들이 러시아의 경제 압박에 따른 당장의 경제적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을 선택할지, 장기적 관점에서 서방과의 협력이라는 장밋빛 플랜을 지지할지, 선택의 순간은 다가오고 있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