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Jun 2026

이젠 시간 싸움? 후방 타격전 vs 최전방 요새전 - 몇 개월 뒤 윤곽 나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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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 사이에 러시아의 연료난, 러시아 주유대란이라는 표현이 부쩍 자주 눈에 띈다. 우크라이나 드론이 수도 모스크바와 2014년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반도, 러시아군 점령지인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일부 지역의 정유공장및 유류고, 공급망을 집중 타격하면서 러시아 곳곳에서 기름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rbc 등 러시아 일부 언론도 기름 부족으로 주유소가 판매를 중단하거나 제한한 지역을 그래프로 보여주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22일 "지난 한 주 동안 모스크바 정유공장이 16, 18일 두 차례 공격을 받는 등 러시아의 정유및 산업 시설에 큰 타격을 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이 잇따랐다"며 "그동안 거의 실패한 모스크바 드론 공격도 결국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또 "어제(21일)는 크림반도로 연결되는 케르치의 유류고와 케르치 해협을 오가는 페리호, 그리고 카프카즈의 항구에 불길이 치솟아 카프카즈 일대의 연료 판매가 전면 중단됐다"고 전했다. 크림반도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와 물 공급이 끊겼다고도 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후방 공격은 알렉산드르(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 올해 초부터 예고했던 것이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1월 말 지난해(2025년)를 점검하고 새해의 군사 전략을 설명하면서 "우리는 대규모 지역 사격에서 저비용 수단을 이용한 정밀 목표물 타격으로 교전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알렸다. 이를 이미 나토(NATO) 군사위원회 측에 귀띔하고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 "방어 전략에서는 장비 보호용 '전자전 돔'과 병력 보호용 '참호 기반의 전자전 시스템'을 구축해 손실을 전년(2024년) 대비 13% 줄일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3월 21일에는 텔레그램을 통해 "봄철을 맞아 적군(러시아군)이 여러 지역 전선에서 압박을 강화했다"며 "전력이 우월한 적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롭고 비대칭적인 공격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비대칭적인 전략은 러시아 후방 공격을, 저비용 수단을 이용한 정밀 목표물 파괴는 드론으로 러시아 정유및 산업 시설을 타격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1천㎞가 넘는 긴 전선에서 전력 우위의 러시아군에 정면으로 맞서기 보다는 러시아 후방의 주요 정유 시설및 수출항, 에너지 공급망을 정밀 타격하는, 소위 우크라이나의 '비대칭 공격 작전'은 일단 지난 몇 개월간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불타는 모스크바 정유공장/텔레그램 영상 캡처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불타는 모스크바 정유공장/텔레그램 영상 캡처

공격도 정유시설 일변도에서 벗어나 점차 대상을 넓혀가고 있는데, 22일 공격 타깃이 된 보로네시의 미사일 전자 장비 공장(우크라이나 측 주장)과 모스크바 인근의 두브나 위성 통신 센터(SCCC)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두브나 센터는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중계를 시작으로 위성 통신(중계·송수신)과 TV 라디오 방송 서비스를 담당하는 핵심 통신 시설이다. 과거 크렘린과 백악관 간의 핫라인도 이 센터를 통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군은 이같은 후방 공격을 통해 러시아를 재정적 경제적 어려움 속으로 몰아넣고, 여론몰이를 통해 크렘린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줄곧 주장해온 현전선에서의 휴전을 성사시키려는 의도라고 할 수 있다. 그것도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이뤄진다면, 누가 봐도 전략 싸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판정승이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크림반도로 향하는 유조차 일행을 드론 요격 설비를 갖춘 트럭이 선도하는 모습/텔레그램 영상 캡처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크림반도로 향하는 유조차 일행을 드론 요격 설비를 갖춘 트럭이 선도하는 모습/텔레그램 영상 캡처

모스크바 외에 우크라이나가 전략적으로 선택한 곳은 2014년 병합된 크림반도다. 우크라이나군은 크림반도로 향하는 연료·탄약·물자·병력 운송의 핵심 통로 역할을 하는 'R-280 노보로시야' 고속도로에 지뢰를 살포하고 드론 공격을 통해 반도의 길목을 차단하고 있다. '노보로시야 고속도로'는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아조프(아조우)해 북쪽 해안 도시들을 따라 크림반도 북부로 이어지는 육상 보급로다. 우크라이나군은 2023년 대대적인 반격을 시작하면서 이 지역(노보로시야)을 장악할 계획이었으나 역부족이었는데, 이제는 드론으로 크림반도에 대한 물류 생명선을 끊으려고 한다. 

미하일(미하일로) 페도로프(페도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지난 17일 "러시아 보급망을 끊어 크림반도를 러시아 본토와 분리시킴으로써 이 지역을 섬으로 만들 것"이라고 위협했다. 비록 크림반도를 러시아에게 빼앗겼지만, 러시아인들이 편히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어 '점령의 효과'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러시아 측의 대응은 의외로 담담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22일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 공격 상황을 보고받았으며, 러시아군이 강력한 보복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크림반도에서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라며 "각 지역과 정유 회사들이 연료 부족 사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기본 원칙을 설명했다.

현지 방송 매체들은 18일 모스크바 정유공장에 대한 두 번째 공격을 거의 다루지 않았다. 이날 푸틴 대통령이 참석한 카잔 러시아-아세안 포럼에 훨씬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주목을 끈 것은 러시아 뉴스 채널 '러시아-1'의 인기 주간 뉴스 프로그램 '베스티 네델리'(주간 뉴스, 앵커 드미트리 키셀료프)의 편성이다. 21일 방송된 '베스티 네델리'는 2시간이 넘게 주간 주요 뉴스를 전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의 모스크바와 크림반도 공격은 초반에 겨우 5분 정도만 다뤘다. 그마저도 "키예프(키이우)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함으로써 군사 작전에서 주도권을 잡았다는 인상을 심어주려고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러시아군은 모든 전선에서 진격하고 있으며, 손상된 시설은 신속하게 복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스티 네델리'는 "우크라이나의 이번 공격은 러시아가 키예프의 조건을 받아들여 현전선에서의 휴전에 응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테러 공격"이라면서 "우리는 결코 휴전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승리는 우리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름 부족으로 '연료 없음'으로 써붙인 주유기(위)와 주유소 모습/현지 매체 영상, 사진 캡처
기름 부족으로 '연료 없음'으로 써붙인 주유기(위)와 주유소 모습/현지 매체 영상, 사진 캡처

일각에서는 러시아 측의 이같은 대응이 푸틴 대통령이 현 상황의 엄중함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스트라나.ua는 "크림반도 당국이 기름의 판매 제한에 이어 판매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는 점에서 믿기 어렵다"며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최측근인 이고르 세친(로스네프트 CEO)과 알렉세이 밀러(가스프롬 CEO)가 이끄는 에너지 회사들이 직면한 문제들을 모를 리가 없다"고 짚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22일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관계 부처에 연료시장 안정화를 위한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고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이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의 후방 공격에 대처하는 러시아의 기본 전략은, 모스크바 등이 우크라이나군의 공습을 받더라도 최전선에서의 중단없는 진격을 통해 특수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의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베스티 네델리'가 우크라이나의 본토 공습을 '테러'로 규정하면서 2000년대 체첸 반군(러시아 연방에서 탈퇴하려는 체첸공화국의 분리주의 세력/편집자)의 빈번한 모스크바 공격과 비교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당시 체첸 반군은 모스크바 지하철 등에서 테러 공격을 일삼았지만, 크렘린은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고, 결국에는 불안정한 북(北)카프카스 지역 일대를 평정했다. 체첸공화국의 현 수장인 람잔 카디로프 대통령은 친(親) 크렘린이자, 특수군사작전 지지파다. 

크렘린은 '베스티 네델리'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테러공격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州)의 소위 '요새 벨트'(콘스탄티노프카, 슬로뱐스크, 크라마토르스크 등)를 점령한 뒤 군사작전을 승리로 끝내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봐야 한다.

관건은 시간이다.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후방 공격에 러시아가 협상에 나서 최전선에서의 진격을 포기할지, 아니면 러시아가 빠르게 '요새 벨트'를 장악하고 '전쟁 승리'를 선언할 것인지 여부다. 피차 간에 시간 싸움이다. 

러-우크라 양측 모두 장점보다는 취약점이 도두라져 보인다. 
크렘린에게는 후방 드론 공격이 러시아 사회에 일으킬 반전 여론과 경제적인 손실이 부담이다. 러시아에서는 특수군사작전의 개시 결정이 설사 옳았다고 하더라도, 너무 오래 끈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을 막기 위해 모바일 인터넷을 제한하고, 텔레그램 접속을 차단하는 '깜깜이' 방어 작전은 러시아인들로부터 큰 불만을 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우크라이나 영토의 20%정도(돈바스 일대)를 확보했으면, 휴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느냐는 주장이 나온다. 굳이 수많은 인명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요새 벨트'의 핵심 도시인 크라마토르스크와 슬로뱐스크까지 장악해야 하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프랑스 에비앙 G7 정상회의 도중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우메로프 우크라 안보회의 서기가 배석했다/사진출처:텔레그램 @젤렌스키_오피셜
프랑스 에비앙 G7 정상회의 도중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우메로프 우크라 안보회의 서기가 배석했다/사진출처:텔레그램 @젤렌스키_오피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이같은 여론을 증폭시키기 위해 줄곧 현전선에서의 휴전을 부르짖고 있다. 동시에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휴전 제안에 선뜻 동의하지 못하도록 자존심을 긁는 '덫'을 놓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자신이 던진 종전 협상의 프레임(틀) 안으로 푸틴 대통령을 구겨 넣은 뒤, '덫'에 걸린 푸틴 대통령을 향해 전략적 승리를 선언하거나 러시아의 사실상 항복이라는 의제로 빼앗긴 영토에 대한 국민의 비난을 덮을 심산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러시아 후방 공습의 결과를 과포(과대포장)하는 '프로파간다' 전략이 기본적으로 동원된다. 미사일·드론이 러시아 전역으로 날아가며 정유시설과 항구, 공장 및 기타 시설을 불태우는 사진과 영상을 가능하면 최대한 많이 인터넷에 공개한다. 러시아군의 공습에 따른 우크라이나 피해 영상(사진)은 상대적으로 적다. 그것도 피해 상황을 수습하거나 상대의 비인도주의적인 공격 사진이 주를 이룬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는 달리, 이미 2022년 3월 공습 피해 영상(사진)의 일반인 공개를 불법화한 뒤, 공개 목적에 맞는 사진만 선별적으로 내보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러시아의 공습 피해가 지금까지 영상(사진)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할 수도 있다는 게 스트라나.ua의 관측이다. 

러시아의 최대 고민은 우크라이나의 후방 공격과 이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에 꽂혀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달리 순전히 '내 돈'으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연 수백억~1천억 유로씩 쏟아붓는 돈으로 버티는 우크라이나와는 재정적 여건이 전혀 다르다. 사회 기반 시설의 파괴가 러시아에서는 곧바로 재정수지의 적자로 이어지지만, 우크라이나는 그렇지 않다. '남의 돈'으로 피해를 복구하고 피해자들을 지원하니 아무리 건물이 부서지고 사람이 죽고 다치더라도 큰 걱정을 안하는 것 같다. 더욱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생산 설비는 이미 상당수가 유럽 곳곳에 산재해 있다. 러시아군이 유럽 대륙을 직접 공격하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일도 없다. 

반면, 러시아가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석유 및 가스 기반 시설은 드론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 에너지 시설의 특성상, 수십 개의 드론 중 하나라도 떨어지면 바로 큰 화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유럽 중심의 대(對)우크라 재정및 군수 지원이 영원할 수는 없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유럽의 경제 상황도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대(對)우크라 지원이 바닥을 드러낼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앞장 선 스타머 영국 총리가 22일 사임한 것도 불안하다.

그의 사임이 즉각 유럽의 대(對)우크라 지원에 충격을 주지는 않겠지만, 유럽의 '빅3' 중 스타머 총리는 사임했고, 독일의 메르츠 총리와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이 곧 '레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와 맞물리면 그 파장은 만만치 않다. 마크롱 대통령은 내년 봄 임기가 끝나고, 메르츠 총리의 지지율은 현재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고 민생을 먼저 돌봐야 한다는 극우 국수주의 세력의 급부상에 권력을 넘겨줄 지도 모른다. 

우크라이나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스타머 영국 총리가 사임했다. 사진은 2024년 10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첫 만남/사진출처:우크라 대통령실 
우크라이나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스타머 영국 총리가 사임했다. 사진은 2024년 10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첫 만남/사진출처:우크라 대통령실 

미국의 군사정보 제공 중단 가능성도 우크라이나에게는 불안 요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위 '백악관 말다툼' 이후 미국의 군사정보 제공 중단으로 혼이 난 기억을 갖고 있다. 그가 트럼프 미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도록 조심하는 이유다.

우크라이나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러시아군의 지속적인 '요새 벨트' 공략이다. 병력 부족을 드론 운용으로 보완한다고는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밀고 들어오는 러시아군의 공세에 결사 항전에도 한계가 있다.

스트라나.ua는 22일 하루를 정리하는 기획 기사 중 '전황'(Ситуация на фронте) 코너에서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딥 스테이트(Deep State)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슬로뱐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 후방을 위협할 수 있는 도브로필랴 방향으로 진격했다"고 전했다. 또 콘스탄티노프카(코스티안노우카)에선 러시아군이 여러 방향에서 도심으로 침투해 들어갔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고, '도시는 이제 어느 쪽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회색(전투)지대로 변했다'는 우크라이나 현지 주둔 병사들의 증언도 나왔다. 

러시아군은 또 전날(21일) 밤 하르키우 화력 발전소에, 자포로제(자포리자) 지역에선 드니프르 수력발전소에 '카브'(KAB, 활공 폭탄 혹은 에어 폭탄)공격을 가했다.

흑해에서는 오데사 항으로 향하던 파나마 화물선 등 상선 세 척이 러시아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 곧바로 '러시아가 다시 우크라이나 해상 봉쇄에 다시 나섰다'는 주장(드론 부대 지휘관으로 활동했던 이고르 루첸코 전 최고라다·의회 의원)이 나왔다. 우크라이나가 드론 공격으로 크림반도행(行) 육상로를 봉쇄하듯, 러시아군도 우크라이나 해상 봉쇄에 나섰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023년 러시아의 흑해 봉쇄 조치를 간신히 뚫었는데, 다시 해상이 닫힐 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서둘러 해상 방어 시스템을 재구축해야 한다는 게 루첸코 전 의원의 결론이다.

스트라나.ua는 앞으로 몇 개월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미래를 점칠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가 기존의 소모전 공세를 계속할 수 있을 정도로 우크라이나의 후방 공격을 저지, 혹은 완화할 수 있을지, 우크라이나군이 돈바스 주요 전선에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트럼프 미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이후 푸틴-젤렌스키 두 정상 중 어느 편의 손을 들지 등등 몇 달 안에 결판이 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리고 푸틴 대통령이 끝내 막다른 골목으로 몰린다면, 마지막으로 어떤 카드를 내밀지도 궁금하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굴욕적인 (젤렌스키 대통령의) 휴전안 수락과 동원령 발령을 통한 총공세, 전술 핵무기 사용 등 세 방향으로 거의 좁혀진 상태다.

러시아에게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는 우크라이나 드론에 대한 요격률을 높여 후방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돈바스 요새 지역을 서둘러 장악한 뒤 '승리 선언'과 함께 일방적으로 종전하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미 알래스카 앵커러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조율했다는 합의 내용(우크라이나군의 돈바스 철수와 미국의 전후 우크라 안보보장 제공/편집자)과 사실상 일치하는 결과다.

가장 시급한 것이 드론 요격률을 높이는 방안이다. 러시아는 요격률을 높이는 군사 기술적 해결책을 찾는 한편, 방공망 확충과 요격 드론 사용을 늘려나가고 있다. 특히 모스크바의 방공망 보강을 위해 민간 건물 옥상에 방공망 설치를 늘리고 있다고 한다. 

노브고로드의 대통령 관저를 지키는 판치리 방공 시스템/구글 맵 위성 사진,  뉴스위크 캡처
노브고로드의 대통령 관저를 지키는 판치리 방공 시스템/구글 맵 위성 사진,  뉴스위크 캡처

뉴스1에 따르면 지난달(5월) 말 이후 모스크바의 주거용 건물 등 고층 빌딩 옥상에 단거리 방공시스템 '판치리'가 설치되는 영상이 최소 4건 공개됐다고 러시아 독립 매체 아겐트스트보가 21일 보도했다. 전쟁 초기, 국방부와 내무부 등 러시아의 주요 정부 기관 건물에만 설치됐던 '판치리'가 민간 건물에도 확대 설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국방 당국은 앞서 금융기관과 에너지 기업 등이 자체적으로 방공망을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반면, 돈바스 최전선에서 러시아군이 서두르는 기색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는 반증일 수도 있지만, '시간은 내 편'이라는 믿음이 더 커 보인다. 사실일까?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국제 유가의 흐름, 트럼프 대통령의 롤러코스트식 결정, 병력 보충의 어려움, 국민의 전쟁 피로도 등을 감안하면 아직 시간이 누구 편인지 속단하기는 어렵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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