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Jan 2026

우크라 반부패국, 젤렌스키 대통령 최측근 의원 또 압수수색 - 구금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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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의 오른팔 격인 예르마크 대통령 실장의 사임 이후, 한동안 정중동(靜中動)의 흐름을 이어가던 우크라이나 반부패기관인 국가반부패국(NABU, 나부)과 반부패특별검사실(SAPO, 사포)이 다시 권력 핵심을 겨냥해 집권 여당인 '인민의 종' 의원들을 압수수색하고 이중 3명을 기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반부패국(나부, NABU) 수사관들/사진출처:페이스북
국가반부패국(나부, NABU) 수사관들/사진출처:페이스북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콤스몰스카야 프라우다(KPru)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나부는 27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최고라다(의회)의 현직 의원들이 포함된 조직적인 범죄 집단을 적발했다"며 "이들은 의회 표결에서 특정 사안에 대한 표 매수에 연루됐다"고 밝혔다. 의회 표결시, 찬반을 조건으로 부당한 이익(뇌물)을 챙긴 것으로 해석됐다. 

나부는 의원들의 사무실 및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기 위해 '인민의 종' 당사 등 관가를 찾았다가 국가경호처 소속 요원들에 의해 출입을 저지당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집권 여당 의원들의 표 매수 부정 사건을 터뜨린 나부 SNS/캡처
우크라이나 집권 여당 의원들의 표 매수 부정 사건을 터뜨린 나부 SNS/캡처
우크라이나 매체 '제르칼로 네델리'의 의회 비리 스캔들 속보/캡처
우크라이나 매체 '제르칼로 네델리'의 의회 비리 스캔들 속보/캡처

우크라이나 매체 '제르칼로 네델리'(ZN, Зеркало недели, 한 주일의 거울이라는 뜻)는 이날 '인민의 종' 의원 3명이 나부의 수색 이후 부패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기소된 의원은 예브게니(에브헨) 피보바로프, 이고르 네굴레프스키, 유리 키셀 등으로, '공직을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매체는 또 '크바르탈 95 스튜디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친구인 유리 코랴브첸코프는 해외로 도피했으며, 친(親)대통령 파벌(집권여당)의 사무총장인 타라스 멜니추크도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언론은 코랴브첸코프의 자택도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나부는 나중에 이를 공식 부인했다.

나부의 집권 여당 부패 수사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평화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출발한 직후 발표됐다. 이는 예르마크 전 대통령 실장을 낙마시킨 우크라이나 원전 기업 '에네르고아톰' 부패 스캔들(통칭 에너지 기업 부패 사건)이 터진 직후, 트럼프 미 대통령의 28개 항 평화 계획(미국의 새 평화안)이 우크라이나 측에 제시된 한달 보름 전(11월 10일)의 정국 흐름을 떠올리게 한다.

스트라나.ua는 나부가 유리 키셀 의원 등을 실제로 수사 및 구금 중이라면, 이는 (에너지 기업 부패 스캔들과 마찬가지로) 젤렌스키 대통령 세력에게 직접적인 타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나아가 부패 스캔들을 극복하고 정국 전반에 대한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트라나.ua는 또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 부패 사건으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평화 협상에서 수세에 몰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나부의 집권여당 부패 수사에서 핵심 인물로 떠오른 유리 키셀 의원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그의 '지갑'으로 알려진 세르게이 셰피르 전 대통령 보좌관과 아주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이다. 셰피르 전 보좌관은 에너지 기업 부패 스캔들의 핵심 인사인 젤렌스키 측근 사업가 티무르 민디치가 이스라엘로 도피하고 예르마크 대통령 실장이 그만둔 뒤, 정부 예산 확보의 '큰 손'이자 국영 기업을 장악한 실세인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나부는 이번 사건을 발표하기에 앞서 키셀 의원의 사무실을 2년 넘게 도청해 셰피르 전 보좌관과의 대화는 물론, (표결시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돈을 봉투에 담아 의원들에게 배부하는 내용까지 녹음했다고 한다.

같은 당 마리아나 베주글라야 의원은 "일부 의원들에 대한 나부의 수사로 이날 의회 개회가 연기됐다"며 "나는 '어떤 봉투'도 받은 적이 없으며, 동료 의원들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SNS에 썼다. 

젤렌스키 대통령/사진출처:대통령실 president.gov.ua
젤렌스키 대통령/사진출처:대통령실 president.gov.ua

앞서 나부는 젤렌스키 정부의 에너지 분야 전현직 장관 등이 연루된 국영 원전 기업(에네르고아톰)의 비리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과거 사업 파트너인 티무르 민디치, '오른팔 격'이었던 안드레이(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실장도 이 스캔들에 연루돼 해외로 도피하거나 낙마했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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