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기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미-러-우크라 3자 후속(2차) 협상을 앞두고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협상은 모두의 예상보다 더 희망적일 수 있으며, 올 봄에 전쟁을 종식시킬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그 이유로 러-우크라 양국의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협상 태도를 꼽았다. 키예프(키이우) 정부의 자문 역할을 한 공화당 외교 정책 전문가는 폴리티코에 "러시아가 협상을 훨씬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우크라이나 집권 '국민의 종' 대표인 다비드 아라하미야가 협상에 합류하면서 양국 관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2022년 3월 러시아와의 첫 협상에 참여한 적이 있는) 아라하미야 대표를 현실에 기반을 두고 타협할 의지가 있는 사람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협상에 나선 러시아군 총정보국(GRU, 정보총국) 수장인 코스튜코프 국장과 조린 부국장도 실질적인 세부 사항까지 파고드는 전문적인 협상가라는 평도 겯들였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협상을 앞두고 "전쟁은 반드시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고, 협상을 중재하는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특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영토 협상에서 긍정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1주일간의 '에너지 휴전'을 끝내고 연기된 협상이 시작되기 직전에 다시 대규모 공습에 나서면서 협상 전망이 어두워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에너지 휴전 약속을 어겼다"며 "협상 방식을 조정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의외였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1주일 공습 중단의 약속을 지켰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호소를 외면했다.
그 탓일까?
미-러-우크라 3자 협상이 5일 이틀간의 회담을 끝냈지만, 회담 재개 소식만 들려올 뿐 핵심 쟁점인 영토 양보(우크라이나의 도네츠크주 철군)나 전후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문제에서 돌파구를 찾았다는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러-우크라 간의 포로 교환과 미-러 군사 고위급 회담의 재개와 같은 부대적인 성과만 부각됐다. 지난해(2025년) 5월~7월 세 번에 걸친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 러-우크라 직접 협상의 흐름을 닮아간다는 평도 일각에서 나온다. 당시에도 전쟁 종식의 조건을 논의하기 위해 2022년 3월 이후 3년만에 만났으나, 포로및 시신 교환과 같은 인도주의적 문제만 해결했을 뿐, 전쟁 종식 조건에서는 서로 교환한 평화 각서를 통해 큰 간극만 확인하고 끝났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5일 하루를 정리하는 기획기사 중 '협상 둘째 날'(Второй день переговоров) 코너에서 "전날(4일)과 마찬가지로 협상의 구체적인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면서 차기(3차) 회담이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우리는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거의 다 왔다'고 선언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면서도 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진전이 있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평화 협상을 주재한 위트코프 특사는 회담이 끝난 뒤 엑스(X)에 올린 글에서 회담 결과를 "건설적"이라고 밝혔다. 늘 해오던 표현이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위트코프 특사는 러-우크라 양측이 휴전 이행 메커니즘과 적대 행위 중단 감시 방법 등 광범위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소개하면서 양국이 각각 157명(총 314명)의 전쟁 포로를 석방한 인도주의적 조치를 성과로 꼽았다. 이번 포로 교환은 지난해 이스탄불 러-우크라 협상 중(5~7월) 세 차례 성사된지 6개월 만이다. 지난달(1월) 23일, 24일 미-러-우크라 첫 3자 회담에서 포로 교환에 합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이번 회담 기간에 실제로 포로 교환이 이뤄지도록 후속(2차) 협상을 당초 합의한 2월 1일에서 4, 5일로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이번 협상의 실질적인 성과는 전쟁 발발 전인 2021년 중단된 미-러 군사 고위급 회담 재개 합의다. 협상에 참여한 알렉시스 그린케비치 유럽주둔 미군사령관이 주도한 것으로, 미-러 간의 직접 군사 소통 채널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미칠 영향은 아직 불분명하다. 그러나 유럽주둔 미군사령부는 "미-러 양국 군대 간에 대화 유지는 세계 안정, 그리고 오직 힘으로만 달성할 수 있는 평화에 중요한 요인이며, 긴장을 완화하는 수단"이라며 "이 채널은 당사국들이 항구적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동안 군대 간에 일관된 연락선을 제공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공교롭게도 미-러 군사 소통 채널 재개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러시아가 이번 협상에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뉴스타트) 연장 문제를 다루고, 합의에도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악시오스에 "다음 단계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조약에 서명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합의가 어떤 식으로 공식화될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사실이라면 미-러 양국이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서 곁가지인 핵무기 감축 문제를 다뤘다는 뜻인데, 이튿날(6일) 크렘린이 이를 공식 확인했다. 뉴 스타트는 러시아 외무부가 4일 협정의 시한 만료를 공식 발표한 미-러 양국간 최대 현안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뉴스타트 연장보다는 중국을 포함하는 미-중-러 3자간의 새로운 핵군축 협정 체결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 측도 예의 "건설적인 회담"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우메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회의(우리의 국가안보실 격) 서기(장관급)는 "아부다비에서 휴전 이행 및 감시 방법 등을 논의했다"며 "지속적인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위트코프 특사의 발표와 유사한 톤이다. 러시아 크렘린은 건설적이었다고 하면서도 '험난했다'고 토를 달았다. 이전 회담과는 달리 러시아 언론은 '험난한' 협상 진행을 반증하듯, 회담 내용을 더 적극적으로 취재,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은 6일 아부다비 3자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평화 조건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연안의) 오데사에 대한 안보 보장을 받기를 원했다"고 보도했다. 오데사 안보는 키예프에게 매우 중요하며, 러시아가 오데사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합의안에 넣고, 또 이를 공식화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다는 것이다. 러시아도 이번 협상에서 새로운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양보에 더해 러시아 영토로 인정할 것을 요구했다는 주장이다. 앞서 언론에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28개 항 평화 계획(평화안)에는 미국이 점령지(돈바스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관할권을 인정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5일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모든 국가로부터의 그러한(러시아 통제권) 인정은 없을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점령된 상태일지라도 우리의 영토는 우리의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후 안보 보장 부분에서는 러시아가 유럽 다국적군(의지의 연합군)의 우크라이나 배치가 아니라, 신속 대응군 방식의 운영에는 동의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공식적인 확인은 아직 전혀 나온 게 없지만,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와 유사한 안보 보장 모델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모델의 운영 방식은 이렇다. 러시아가 재침공할 경우, 1단계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방어에 나서고, 2단계에서 다국적군(의지의 연합)이 신속하게 참전하며, 72시간 후에는 미국도 직접 개입한다. 논의가 사실이라면, 전쟁 종식 직후 우크라이나에 다국적군을 배치하는 방안(우크라이나와 유럽 간의 합의안이지만, 러시아는 절대 반대/편집자)과 전쟁 재발시 즉각 서방의 군사 개입을 요구하는 키예프의 입장(미국과 유럽의 반대/편집자)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평화 협상의 핵심 쟁점인 돈바스 지역 영토 양보 문제에 대해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일찌감치 손을 내저었다. 그는 4일 "협상을 통해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에 내줄 의향이 없다"며 "러시아가 무력으로 돈바스 지역을 점령하려면, 앞으로도 2년에 걸쳐 80만 명의 병력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협상 전부터 우크라이나 대표단에 협상 지침을 준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이번 협상에서 영토 문제에 대해 아무런 협의 내용도 들려오지 않았다. 일각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으려면 굳이 왜 협상을 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스트라나.ua는 답을 두 가지로 내놨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감정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협상 노력'를 보여주는 쇼를 하고 있거나, 우크라이나 측이 실제 협상에서는 돈바스 문제에 대한 입장이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강경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평화 협상 쇼'에 무게가 실린다. 러-우크라 양국이 평화 협상과는 별도로, 향후 장기전에 대비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예컨대 러시아군는 봄 여름 대공세를 펴기 위해 군사력의 재배치를 진행하고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내각에 다음(2026년~2027년) 겨울철 러시아군의 공습에 대비한 에너지 기반 시설의 방어 체제를 재정비하라고 지시했다. 스트라나.ua는 "평화 협상의 전체 분위기가 근본적으로 작년 이스탄불 회담 이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면면과 회담 형식이 바뀌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이스탄불의 경우, 키예프는 러시아가 당시 협상에 응하는 척할 뿐이라며 미국에 대(對)러 압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 협상의 걸림돌을 우크라이나로 지목한 이상,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협상 진행과정에서 미국의 반감을 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게 스트라나.ua의 진단이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협상이 건설적"이라는 평가를 유지하되, 핵심 사안인 영토 문제를 빼고 사소한 세부 사항만 논의하도록 지시받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휴전 감시부터 자포로제(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의 운영까지 다양한 내용이 협상장에서 흘러나오지만, 유독 도네츠크 영토 문제는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다는 결론이다.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는 핵심적인 사안(영토 문제)에서는 최종 합의에 응하지 않고 미국의 11월 중간 선거 때까지 시간을 끌어 다시 유리한 협상 고지를 점하려는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 중간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우크라 압력도, 워싱턴의 관심도 다른 문제로 옮겨갈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크렘린은 키예프가 핵심 쟁점에 대해 타협할 의사가 없음을 미국측 대표에게 직접 보여주기 위해 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이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 합의안(도네츠크주 영토 양보/편집자)에 동의하도록 압력을 가할 기회로 여긴다는 것이다.

미-러-우크라 3자 협상은 궁극적으로 미-우크라 간의 평화 협정과 미-러 간의 평화 협정 등 2개의 합의 문서를 동시에 만드는 게 목표라고 안드레이(안드리) 시비가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지난달(1월) 27일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인터넷 매체 '유럽 프라우다'(Европейская правда)와의 회견에서 "우크라이나와 미국, 러시아가 평화 협정을 체결하는 방식을 이같이 말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20개 항의 평화 계획(당초 28개 항에서 20개 항으로 축소/편집자)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서명할 문서이고, 러시아와 미국 간에는 별도의 문서가 만들어진다는 게 그의 배경 설명이다. 러-우크라 간에는 서명할 문서가 없다는 뜻인데, 푸틴 대통령이 그동안 (공식 임기가 끝난) 젤렌스키 대통령은 법적 문서(조약, 혹은 평화 협정)에 서명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된다. 차기 회담에 대한 전망은 러-우크라 간에 엇갈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5일 대국민 영상을 통해 "조만간 추가 회담이 예정되어 있으며, 아마도 미국에서 개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크렘린은 6일 새로운 평화 회담이 곧 열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간과 장소에 대해서는 확답을 주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향후 협상 개최를 위협하는 돌발 사건은 발생했다. 지난해 이스탄불 회담과는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흘러갈 위험이 커졌다. 이번 협상에 참여한 러시아군 정찰총국(GRU)의 제1 부국장을 겨냥한 테러 사건이 터졌기 때문이다.

중대사건을 수사하는 러시아연방수사위원회(미국의 FBI 격)는 6일 모스크바 북서부 아파트 건물에서 블라디미르 알렉세예프 GRU 제1부국장(중장)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총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범인은 총격 후 현장을 급히 빠져 나갔으나 UAE의 두바이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세예프 중장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점차 회복단계라고 한다. 스트라나.ua는 6일 "알렉세예프 중장에 대한 암살 시도는 협상 후 매번 '건설적'이라는 공식 발표와는 달리 실제로는 매우 어렵다는 또 다른 징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키예프는 알렉세예프 부국장 암살 시도에 연루되지 않았다는 정보를 비공식적으로 알렸지만 , 이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성향의 '아조프 연대' 부대장인 데니스 프로코펜코는 "알렉세예프가 2022년 5월 최대 격전지 마리우폴의 아조프스탈에 주둔한 우크라이나 수비대의 항복 협상에 러시아 측 수석 대표로 참여했다"며 "그는 그후 자신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알렉세예프가 이번에 살아남는다 해도 다시는 편안하게 잠들지 못할 것"이라며 "언젠가는 해결(제거)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우크라이나 정치 전문가 코스트 본다렌코는 소셜 미디어(SNS)에 "알렉세예프가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많은 비밀 협상에 참여했으며, 부다노프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GUR) 국장(현재는 대통령실 실장)과 접촉했다"고 썼다. 그는 "전쟁 내내 러-우크라 사이의 유일한 소통 창구는 알렉세예프와 부다노프 국장이었다"며 "수차례의 포로및 시신 교환,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투 지역 방문 시 포격 중단, 바이든 미 대통령·존슨 영국 총리·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정상급 인사들의 키예프 방문시 공습 중단 문제 등이 모두 부다노프-알렉세예프 라인 또는 그들의 부하들을 통해 처리됐다"고 주장했다.
양국의 군정보기관(정보총국) 간 접촉 채널이지만, 알렉세예프 부국장은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GUR) 웹사이트에 전범으로 올라 있다는 게 현실이다. 우크라이나 내 공습 목표물을 정찰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했다는 이유에서다. 2011년 GRU 제1부국장에 오른 그는 전쟁 이듬해인 2023년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무장 반란을 일으켰을 때, 협상을 위해 파견된 군 간부 중 한 명이라고 한다. 그는 또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혐의로 미국의 제재를, 2018년 영국에서 발생한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에 대한 신경작용제 '노비촉' 암살 사건을 배후 조정한 혐의로 영국의 제재를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보안국·SBU와 군정보총국·GUR)은 그동안 러시아의 고위 군인사 제거에 앞장서 왔다. 2024년 12월 이고리 키릴로프 러시아군 화생방전 방어사령관이, 지난해(2025년) 4월에는 모스크바 인근에서 러시아군 총참모부 주작전국 부국장인 야로슬라프 모스칼리크 중장이, 또 지난해 12월에는 러시아군 총참모부의 파닐 사르바로프 작전대비국장이 차량 폭발 사건 등으로 숨졌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일부 사건에 개입했다고 자인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에게 알렉세예프 중장은 이미 제거된 러시아군 고위 인사들에 못지 않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5일) 러시아를 겨냥한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새로운 작전을 승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만약 알렉세예프 중장 암살 시도가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확인된다면, 모스크바는 미국 측에 대우크라 압력 강화를 대놓고 요구할 것이다. 자칫하면 우크라이나는 평화 협상에 걸림돌 정도가 아니라 아예 협상의 판을 깬 주범으로 몰릴 지도 모른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당장 "알렉세예프 중장에 가해진 '테러'로 키예프 정권이 협상을 방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며 "미국이 공정한 해결을 위해 기울이는 노력을 무산시키려는 시도"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