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Apr 2026

아슬아슬한 미-이란 2주간 휴전 합의, 미 세계 패권의 붕괴 징후?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의 중재로 2주일간 휴전에 합의했다. "이란을 석기 시대로 되돌리겠다"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최후 통첩이 끝나기 직전에 극적으로 이뤄진 2주일간의 시간 벌기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트럼프 미 대통령은 7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Thruth Social)에 "미국은 이란과의 2주일 휴전에 동의할 것이며, 이는 양자 간 합의에 따른 것"이라고 썼다. 또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과의 대화 끝에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크렘린을 방문한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푸틴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출처:크렘린.ru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X)에 최고국가안보회의의 성명을 게재하며 "테헤란은 휴전 기간에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과(개방)를 보장하되, 이란군과의 협의 및 기술적 제약이 전제되어야만 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11일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대면 협상을 갖고 종전 조건를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스트라나.ua는 8일 하루를 정리하는 기획 기사에서 "미국과 이란 양국이 비록 완전히 명확하지는 않지만, 휴전이라는 첫 번째 성과를 일궜다"면서 "그러나 양측은 벌써부터 (대면 협상에서 다룰) 미래의 (종전) 합의 조건에 대해 전혀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고 미사일 프로그램을 축소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란은 우라늄 농축 권리와 미사일 프로그램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격에 대한 배상금 지급, 역내 미군 기지 철수, 모든 제재 해제,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행동 중단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PBS 뉴스 인터뷰에서 레바논이 이란과의 휴전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중재자로 나섰던 파키스탄은 2주간의 휴전 협정에는 레바논 상황도 포함된다고 거듭 확인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에 대해서도 이란은 향후 협상에서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고, 이스라엘이 레바논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휴전 발표 후에도 헤즈볼라에 대한 시위성 공격을 감행하며 "휴전이 헤즈볼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이에 이란은 "이스라엘이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며 즉각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계속하겠다고 발표했다. 테헤란은 또 미-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보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통행료를 징수할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과가 전쟁 이전처럼 완전히 개방될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더욱이 이스라엘은 휴전 합의 이튿날(8일) 아침 이란의 정유 시설을 공격했고,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를 홍해로 수송하는 송유관 등 걸프만 국가들의 석유 기반 시설을 때렸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송유관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석유 수송로다. 이처럼 2주간의 휴전 합의에 대한 해석에서 미-이스라엘-이란-파키스탄 간에 상당한 차이가 이미 드러나고 있다. 향후 진행된 대면 협상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에 더 큰 의견 충돌이 우려된다. 무엇보다도 이란이 요구한 종전 조건에 미국이 동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국에겐 치욕적인 요구다. 미국이 이란에게 양보하는 순간,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이란 공격의 목표로 삼았던 테헤란 정권 교체와 석유 및 가스 통제권 확보는 물건너가고, 이란에게는 호르무르 해협 통제권이라는 막대한 이득을 안겨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미-이란 간 적대적인 역사로만 따지면, 미국의 이번 공격은 어쩌면 1979년 이란 혁명으로 호메이니 정권이 들어선 뒤 국유화된 이란 석유 자산에 대한 미국의 (채굴권) 지분을 되찾으려는 의도도 다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남미의 베네수엘라에 이어 이란의 석유 자원을 미국이 관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란과의 대면 협상에서 이 꿈을 이뤄낼 수 있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슬라마바드 협상장에서 소위 '갑'이 아니라 '을'이 되지 않을까 걱정한다. 미 제국의 종말을 커버 스토리로 올린 영국 주간지 뉴 스테이츠맨/캡처 이같은 관점에서 영국 주간지 뉴 스테이츠맨(New Statesman)이 '미 제국의 종말'을 커버스토리로 올린 것은 지극히 상징적이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좌파 성향의 주간지 뉴 스테이츠맨은 최신호에서 "이란 전쟁이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했던 것처럼 미국의 패권을 되살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몰락시키는 징조"라고 해석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군사 작전은 지난해 5월의 이란 핵시설 파괴에서 더 나아가 이란의 핵 (개발)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려는 시도에서 이탈해 이제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해제하고 군사 작전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리려는 시도로 바뀌었다"며 "목표가 무엇이든, 현상 유지는 불가능하고, 공습을 받은 신정 독재 정권(이란)에 의해 미국 제국주의 세력의 붕괴가 시작됐다"고 썼다.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군사 작전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지만, 그는 듣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뉴 스테이츠맨은 또 "이번 전쟁의 가장 중요한 결과는 강대국으로의 이란 재탄생"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한 이란은 이제 세계 석유 경제에서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에서 손을 뗀다면, 이전에 미국의 보호를 받았던 걸프 지역(중동) 국가들은 중립 노선과 이란과의 연합 사이에서 갈팡질팡할 것"이라면서 "만약 그가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리기 위해 이란에 대한 지상 작전을 개시한다면, 미국은 베트남,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재앙에 휘말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이 미 군사력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동으로 옮기는 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총 한 발 쏘지 않고 대만을 합병할 수 있으며, 푸틴 대통령은 유럽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짧은 해외 모험(이란 전쟁)'이 미국을 세계 강대국에서 물러서는 돌이킬 수 없는 시작점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휴전을 "중동에 황금시대가 도래했다"고 예의 큰소리를 쳤다. 그의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이젠 국제사회도 깨달았지 않나 싶다. 출처 : 바이러시아(https://www.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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