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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거의 전역에서 주유소마다 휘발유를 구매하려는 대기 줄이 약 5km까지 늘어섰다"(3일, 영국 텔레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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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도네츠크주(州) 점령 기한을 무려 15차례나 미뤘다. 돈바스를 점령할 것이라는 주장은 '망상'"(5월 30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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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젤렌스키 대통령, 미국의 독립 250주년을 축하하는 축전을 보냈다(4일, 우크라 매체 스트라나.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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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가 7, 8일 나토 정상회의에서 대(對)우크라 군사 지원에 제동을 걸었다"(3일, 미 블룸버그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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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이 군복 차림으로 전선 근처에 나타나는 것은 거의 항상 전쟁의 전환점에서, 크렘린이 승리를 강조하거나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하려 할 때다"(3일, 미 뉴욕 타임스·NYT)
불투명한 우크라이나 전황과 국제 정세를 둘러싸고 러-우크라 양국 간의 기싸움이 뜨겁다. 전장에서, 외교 현장에서, 프로파간다(선전)전에서 양측은 서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우크라이나가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다.
중요한 것은 전황 자체를 바꿀 만한 사건의 진실(팩트) 게임이다.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특수군사작전 총사령관)이 3일 전선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에게 '도네츠크주(州) 콘스탄티노프카(코스티안티니우카)를 점령했다'고 보고했다. 사실일까? 프로파간다일까? 아니면 둘 다일까?
우크라이나 측의 반응부터 보면, 안드레이(안드리) 코발레프 총참모부 대변인은 4일 언론 브리핑에서 "콘스탄티노프카는 여전히 긴장 상태이지만, 도시는 우크라이나군의 통제 하에 있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 매체 '딥 스테이트'(Deep State)가 제공하는 전황 지도에도 도시의 남쪽 외곽 지역을 제외하면 콘스탄티노프카 남쪽 절반은 '회색 지대'(전투 지역)로 표시돼 있고, 나머지는 우크라이나군의 통제 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지도를 잘 보면, '회색 지대'가 우크라이나군의 주둔 지역을 사실상 3면에서 포위하고 있으며, 빠져나갈 길은 북쪽으로 난 좁은 통로만 남아 있다.

러시아측은 콘스탄티노프카 함락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세르게이 루드스코이 러시아군 총참모부 작전총국장 겸 제1부참모장(중장)은 4일 콘스탄티노프카 점령 작전에 관한 브리핑에서 "공략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은 곳은 건물 지하에 벙커와 사격 진지가 많은 도심의 역사지구였다"며 "제1307연대 제3기계화소총대대 병력이 지난달(6월) 중순 이 지역을 점령했다"고 자세하게 소개했다. 그는 또 콘스탄티노프카 점령을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는 돈바스 지역(크라마토르스크-슬로뱐스크 권역)의 '마지막 거점'으로 향하는 열쇠"라고 불렀다. 콘스탄티노프카는 실제로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이 지역 최대 도시인 슬로뱐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로 향하는 도로의 요충지이자 물류 중심지다.
러시아 군사 블로그(텔레그램)들은 "러시아군이 콘스탄티노프카에서 막바지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군 당국의 공식 발표에 가세했다.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도 "키예프(키이우) 정권이 '난공불락의 요새'라고 장담했던 콘스탄티노프카도 이제는 러시아군의 영웅적인 활약 덕분에 완전히 해방(점령)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3일)에도 러시아 군인들이 삼색기(국기)를 도시 곳곳에서 펼치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rbc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전사한 전우들의 시신을 수습, 이송할 수 있도록 6일 정오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코스탄티노프카에 대한 휴전(포격 중단)을 제안했다. 모스크바는 이같은 인도주의적 조치에 대한 키예프의 답변을 5일 오후 5시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의 피부에 와닿는 실질적인 정보 공세다. 동료의 시신을 확보해야 유족들이 정부 보상금을 손쉽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측 간의 엇갈린 주장과 정보·선전전으로 콘스탄티노프카 현지 상황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상태다.
흥미로운 것은 러-우크라 간의 프로파간다전이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와 rbc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측의 콘스탄티노프카 점령 발표가 나오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에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하루 앞둔 오늘(3일), 푸틴 (대통령)은 전 세계와 미국 대통령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콘스탄티노프카 점령 주장은 사실이 아니고, 뉴스거리를 만들기 위한 러시아의 또 다른 거짓말"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콘스탄티노프카가 진짜 러시아군의 통제 하에 있다면, 그곳에서 (푸틴 대통령이) 나와 만나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하자"고 슬쩍 약을 올렸다.
이에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콘스탄티노프카는 러시아군의 완전한 통제 하에 들어왔다"고 거듭 주장하며 "젤렌스키(대통령)가 러시아 점령지역 방문 의사를 있다면, 수도인 모스크바로 오라. 푸틴 대통령이 (당신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받아쳤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미 뉴욕 타임스(NYT)는 3일 푸틴 대통령의 전선 방문과 군수뇌부와의 회동 소식을 전하며 "푸틴 대통령의 전선 방문은 우크라이나의 후방 공격이 거세지는 상황에 맞서 더욱 강력하게 맞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짚었다. 또 "최근 몇 주간의 우크라이나 공격도 푸틴 대통령의 전쟁 목표 달성 의지를 꺾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재확인시키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전쟁 중 러시아 최고 지도자(대통령)의 전선 방문은 비교적 드물었다"며 "그는 항상 전쟁의 전환점에서, 크렘린이 승리를 강조하거나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하려 할 때 방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가 지난해 쿠르스크주(州) 탈환작전이 일부 성공한 뒤 그 곳을 방문했다"고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의 방문에 맞춘 콘스탄티노프카 점령 주장은 그 시점상 프로파간다 측면이 적지 않다.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키예프가 소위 '40일 작전'과 '러시아 후방 공격' 등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서방 후원국들을 설득해 전쟁의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콘스탄티노프카 점령 사실을 보고했다. 푸틴 대통령도 "키예프가 허구적인 성공을 선전하는 정보 및 선전 공작을 벌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쇼"라고 코미디언 출신의 젤렌스키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NYT는 푸틴 대통령의 군 수뇌부와의 회동을 '러시아 본토 후방 공격으로 주도권을 잡았다'는 키예프의 새로운 주장을 적극적으로 반박하려는 차원으로 해석했다. 또 "최근 몇 달간 돈바스 전선에서 진격이 더뎠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군의 성공을 격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탄티노프카의 함락은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닥쳐올 운명이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우크라이나측 군사 정보 매체 '딥 스테이트'는 지난달(6월) 16일 "러시아군은 이미 콘스탄티노프카 외곽에 도착해 우크라이나 도시 방어선을 적극적으로 압박하면서 도시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러시아군이 일단 교두보를 확보한 뒤 장기간에 걸쳐 도시를 '흡수'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전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군인들은 앞서 지난달 11일 성모 봉헌 교회의 계단에 삼색기(국기)를 게양하는 등 침투 성과를 과시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 콘스탄틴 마쇼베츠도 전날(6월 10일) "코스탄티노프카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입지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며 "전투는 최종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러시아군의 공격 작전은 이전의 포크로프스크 장악 시나리오와 거의 유사했다. 도시내 기동할 공간을 확보한 뒤 필요에 따라 위치를 바꿔가며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해 조금씩 장악해 나갔다는 것이다. 또 우크라이나 방어군이 은폐할 수 있는 곳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도시를 파괴하는 작전도 비슷했다.
'딥 스테이트'는 어느 순간 "콘스탄티노프카가 점점 폐허로 변해가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우크라이나군이 방어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적군(러시아군)은 포크로프스크 점령 과정에서 많은 병력을 잃었지만, 기어코 도시를 장악했고, 결사항전했던 우크라이나군 역시 막대한 인명 손실을 입었다"고 짚었다.
콘스탄티노프카의 함락이 확인되면, 러시아군은 인근의 주요 물류 거점인 드루즈코프카를 거쳐 크라마토르스크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우크라이나군의 병참 공급 상황은 이전에 비해 훨씬 나빠질 것으로 '딥 스테이트'는 예상했다. 콘스탄티노프카에 거점을 둔 러시아 드론 부대에 의해 우크라이나군의 병력및 물자의 이동이 제한되고, 크라마토르스크에 머무르는 것조차 위험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미 일부 외신에서는 러시아군의 다음 공격 목표인 크라마토르스크에서 철수가 시작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경제 잡지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군이 접근함에 따라 우크라이나 당국은 크라마토르스크의 공장들을 대피시키기 시작했다고 지난달(6월) 11일 보도했다. 크라마토르스크에 있는 '노보크라마토르스크 기계 제조 공장'(NKMZ)이 공장 문을 닫고 직원들을 해고하거나 다른 곳으로 전근시킬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주요 공장들이 자카르파티아 지역으로 이전하기 시작했다는 것. 3천여명의 근로자들도 옮겨갔다고 한다.
이코노미스트는 개전 초기 '크라마토르스크 작전'이란 이름으로 시작된 산업 시설 철수가 이제는 '새로운(新) 크라마토르스크'라는 작전명으로 재개됐으며, 대피 속도가 이전보다 크게 빨라졌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그러나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도네츠크주(州) 광산 지역도 도브로필랴 북쪽에 위치한 그리벨로제르스크 광산이 조업을 중단하는 등 우크라이나 통제 지역에서 운영되는 광산은 단 하나만 남은 것으로 보고됐다.
콘스탄티노프카 장악을 둘러싼 러-우크라 간 입씨름은 7, 8일로 예정된 튀르키예(터키) 앙카라 나토 정상회의를 겨냥한 '보여주기' 경쟁 측면이 아주 짙다. 영-독-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은 프랑스 에비앙 G7정상회의에 이어 앙카라 나토 정상회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對)우크라 지원을 적극 설득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 7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에 대한 미국의 지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의 추가 지원 발표를 겨냥해 러시아 후방 공격을 중심으로 한 '40일 작전'을 발표하고, 크림반도 인프라 파괴에 더욱 집중하는 느낌이다. 그는 대놓고 "침략국(러시아)에 (협상 혹은 휴전) 압력을 가하고 전쟁을 종식시키도록 하기 위해 '40일 작전'을 승인했다"며 이를 뒷바침할 서방(나토)의 군사및 재정 지원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속셈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문제는 나토의 일부 회원국들이 대(對)우크라 추가 자금 지원에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최국 터키의 튀르키예 통신은 지난달(6월) 말, 이번 회의에서 나토가 러시아와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대한 대책(회원국들의 방위비 지출 확대및 발트·북극권 포함 동부전선 방위력 증강/편집자)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고,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 지원이 정상회의에서 가장 논쟁거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1에 따르면 AFP 통신은 3일 나토의 유럽 회원국과 캐나다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올해와 내년 각각 700억 유로(약 123조원)씩 총 1,400억 유로(약 246조 원) 규모의 대(對)우크라 군사 지원을 약속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사항이 나토 정상회의 최종 선언에 담길 예정이라고도 했다. 지원 금액에는 유럽연합(EU)이 대출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연 300억 유로와 각국이 이미 약속한 지원금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수백억 유로는 된다. 군사적 재정적으로 쪼들리는 우크라이나에게는 '배가 들어오는 격'이다.
이와는 전혀 다른 보도도 있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미 블룸버그 통신은 같은 날(3일) 나토가 이탈리아의 입장 때문에 대(對)우크라 군사 지원 방안에 합의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고 보도했다. 로마는 키예프에 대한 군사 지원의 구체적인 시기를 명시하면, (러시아를 자극해) 분쟁의 외교적 해결을 방해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약속을 정상회의 최종 선언에서는 빼자는 게 이탈리아측의 요구라고 한다.
우크라 지원을 둘러싼 나토 내 의견 대립은 러-우크라 측에게는 정상회의 전 프로파간다에 적극 나서야 할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우크라 측은 러시아를 평화 협상의 테이블로 나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후방 공습을 더욱 강력하게 밀어붙여야 하고, 여기에는 서방의 군사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러시아 측은 서방이 앞으로 우크라이나를 더 지원을 해봐야 돈바스 지역 전체가 조만간 함락될 것이라고 반박한다. 콘스탄티노프카 함락이 이를 입증한다는 것인데, 그래서 러시아 측이 서둘러 점령을 발표했다는 주장도 그럴싸해 보인다. 러시아에게 '돈바스 점령은 곧 전쟁 종식'을 뜻한다. 지난해 8월 미-러 앵커리지 정상회담을 통해 나온 '앵커리지 정신'도 우크라이나군의 돈바스 철수에 방점이 찍혀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손을 뗀 상태에서 유럽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계속 돈을 쏟아부을 것인지, 돈바스 점령에 한 발자국씩 다가가는 러시아가 어느 순간 '승리 선언'을 할 것인지의 싸움이 되고 있다. 여기서 가장 큰 변수는 역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태도다. 러-우크라 양측이 목숨을 건 프로파간다전을 펼치고, 유럽이 나토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