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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국립 러시아 센터(Национальный центр «Россия» в Москве)에서 발다이 국제토론클럽(발다이 클럽)의 마지막 본회의가 열렸다. 2004년에 설립된 발다이 클럽은 최근에는 주로 흑해 휴양지 소치에서 열렸으나 올해는 모스크바 로 장소를 옮겼다.
그 이유는 뻔하다. 소치가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사정거리 안에 들어 있어 참석자들의 안전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달(9월) 11일 소치 국제공항 인근 정유시설이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을 받아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으며, 도시 상공엔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또 지난 5월에는 소치 근처 정유 시설을 노린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에 휴가철 관광객들을 포함해 최소 19명이 숨지고 188명이 다쳤다.
하지만 안드레이 비스트리츠키 발다이 클럽 재단 이사장은 타스 통신에 많은 참가자들이 소치보다는 모스크바로 가는 게 훨씬 편했기 때문에 회의 장소를 옮겼다고 반박했다.
사실, 첫번째 회의가 발다이 호수에서 열렸기 때문에 발다이 포럼이라는 이름이 붙어졌고, 이후 모스크바에서 트베르, 한티만시스크, 소치, 상트페테르부르크, 톰스크 등지로 회의 장소를 옮겨왔다는 점에서 장소 이동은 큰 논란거리가 되지 않는다.
발다이 클럽는 설립 취지로 △세계의 시스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세계 주요 지식인들의 집단 지성 도출과 △정치인과 전문가, 언론인들 간 열린 대화의 장 마련 △정치 경제 안보 에너지 등 국제 현안에 대한 토론 △21세기 세계 질서의 주요 동향 예측 등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러시아 안팎의 국제 문제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올해로 23회째를 맞는 발다이 클럽 포럼의 주제는 '미래에 대한 책임: 가능성의 한계인가, 아니면 한계 없는 가능성인가?'(Ответственность за будущее: пределы возможного или возможности без предела?)였다.
전세계적으로 이 모임이 주목을 받는 것은 푸틴 대통령이 포럼 마지막날 본회의에 참석해 전문가들과 국내외 현안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시아는 매년 발다이 클럽 포럼을 중요하게 여겨 푸틴 대통령의 발언(질의응답 포함)을 소주제 별로 묶어 정리했다. 이번에도 러시아 매체 rbc와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의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한다.


◇세계 정세 진단
"(본 회의 연설에서) 기존의 많은 법적 규범들이 폐기되었고, 새로운 규범들이 아직 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세계 평화와 안보를 수호해야 한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 공동의 미래에 대한 책임은 추상적인 과제가 아니다.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고 가장 참혹한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검토하고, 실질적인 행동으로 나서야 한다."
"앞으로도 국제사회에서 갈등은 계속될 것이다. 향후 몇 년 동안 세계적으로 어떤 시나리오가 전개되든, 국제 분쟁이 지속될 가능성은 불행히도 매우 높다. 근본적인 변화와 새롭게 열리는 기회들이 야망을 부추기고, 큰 이득을 얻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를 강화하기 때문이다. 내 생각이 틀리기를 바라지만, 이것이 바로 오늘날 지속되는 추세다. 하지만 전략적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서방의 패권에서 벗어남에 따라 세계 정세가 점차 더 안정적이고 민주적이며 자유로운 다극화된 국제 질서로 나아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현재 진행 중인 변화가 정치뿐만 아니라 기술, 사회 구조, 기후, 의학, 군사, 생명윤리, 에너지, 인구 통계 등 여러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같은 변화와 그에 따른 결과를 명확하고 완벽하게 평가하는 것은 아직 불가능하다. 이러한 변화들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질적인 변화를 위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한마디로 세계는 결정적인 발전의 전환점에 도달했다."
◇핵 위협
"오늘날엔 제재 압력과 군사 행동 모두를 지칭하는 '확전'이라는 개념이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확전은 결코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 일방의 행동에 상대가 대응하고, 이는 결국 더 큰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세계를 파국으로 몰고 갈 수 있다. 우리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러한 시나리오를 피해야 한다."
" '핵 클럽'이 확장되는 상황에서 핵무기의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국제 사회에서 핵 위협이 빈번해지고 법적·도덕적 규범이 완전히 파괴될 경우, 어느 누구도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 불행히도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들의 모임이 커지고 있다. 벽에 총이 걸려 있으면 언젠가는 사용될 것이라는 점을 잊으면 안된다."
"자신들의 행위는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서방 국가들의 정책은 세계를 보편적인 비극으로 몰아넣고 있다. 소련의 붕괴 이후 구축된 서방의 세계적 지배력도, 어떤 독점도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러시아는 전략 무기 통제에 대한 대화에 반대한 적이 없다. 우리는 오바마 미 행정부 시절에 처음으로 협상 재개를 제안했다. 워싱턴은 협상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발표했지만, 정권 교체 이후 아무런 답변이 없다. 지금도 협상을 제안하고 있지만, 반응이 없다. '안 된다'는 말에는 정의가 끼어들지 못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최적의 조건에 대해) 분쟁 해결이 영토 문제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인명 피해와 인간의 안전을 고려하고, 휴전이 아닌 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조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그들(우크라이나와 유럽)이 러시아도 수락할 수 있는 조건(미-러 앵커러지 합의안/편집자)에 동의하는 게 더 나은 방법이다. 양측의 추가적인 인명 손실을 막고, 러시아어 문제 및 기타 인도주의적 문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
"공개적으로는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지만, 일부 사람들은 '당신은 전쟁에서 이기고 있고, 이미 이런저런 일을 해냈다'고 말한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땅 한 조각에 걸린 문제가 아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영토의 약 11%가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통제 하에 있다. 키예프(키이우)는 이 영토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믿고, 유럽은 2년 정도는 지켜낼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러시아군의 진격 속도로 볼 때 훨씬 더 빨리 이 영토들을 장악할 것으로 본다. 이 영토들을 잃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우크라이나가 사람들의 안전과 생명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이 영토를 계속 방어하겠다고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중요한 것은 영토가 아니라 사람이다. 핵심은 일시적인 휴전이 아니라, 오래 지속될 영구적인 평화를 위한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제안을 포함해 여러 가지 전쟁 종식(휴전) 제안이 있지만, 우리도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모스크바는 이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조치로 간주한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분쟁을 가능한 한 빨리 협상을 통해 종식하기를 원한다. 미국이 이미 평화적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미국도 처음에는 '아니요,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지만 앵커리지에 와서(2025년 8월 앵커러지 미-러 정상회담) 입장을 바꿨다. 미국은 입장을 바꾸고 (우리의 입장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준 모디 인도 총리에게 감사한다. 그는 상호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찾아가는 길에서 매우 훌륭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중립 지위 유지가 러시아의 군사작전 목표 중 하나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크라이나는 독립 당시 선언문을 채택했는데,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를 명시했다. 그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드리고 싶다. 우크라이나는 그 선언문을 바탕으로 독립을 쟁취했다. 우크라이나와의 합의에는 러시아어와 정교회 교회 문제도 포함되어야 한다."
"(러시아 정유 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의 대가로 흑해 선박에 대한 공격도 중단하자는 (우크라이나의) 제안에 대해) 터무니없는 이야기다. 키예프 당국이 민간 화물을 실은 우리 유조선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처음 열흘 동안 40척, 총 100척 가량을 파괴했다. 그때부터 우리도 대응에 나섰다."
"우크라이나의 정유 시설 공격으로 러시아는 GDP의 약 1%를 잃었지만, 우리의 보복 공격 이후 우크라이나는 금속 산업이 완전히 망가졌다. 공격이 중단되면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절실히 필요한 경유가 더 많이 공급될 것이다. 러시아에는 디젤 연료가 충분하지만 서방의 제재 때문에 세계 시장에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 제재가 유지된다면, 우리 경유가 어떻게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겠나? (해상 공격 중단은) 말이 안된다."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그리고 자포로제(자포리자) 및 헤르손 점령 지역의 경제 수준을 러시아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 지역에 거주하게 될 사람들은 러시아 연방의 국민이다. 우리는 의료, 교육, 경제, 소득 등 모든 분야에서 그들의 생활 수준이 가능한 한 빨리 러시아 평균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우크라 분쟁의 근본 원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한 것은 러시아가 아니라, 그들이(서방) 우크라이나에서 민족주의를 부추겨 우리와 싸우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무기를 들고 스스로를 방어하고 침략에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전문가 여러분 중 일부는 '러시아가 평화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전쟁을 시작했잖아'라고 생각하실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다. 진실은 우리가 전쟁을 원하지 않았고, 전쟁을 시작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우크라이나와 서방)이 먼저 우리에게 싸움을 걸었다."
"우리의 우려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공급 자체에 있는 게 아니다. 우리 영토 깊숙한 곳까지 공습하는 우크라이나의 군사 작전에 실질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내일 당장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국가들의 영토와 기업들을 공격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위협이며 우리는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누군가(유럽 혹은 나토)가 대리 세력(우크라이나)을 이용해 우리와 싸우려고 한다면, 그것은 당연히 우리에게 위협이 된다."
"서방이 러시아를 (전략적으로) 패배시킬 것이라고 기대한 것은 오판이었으며, 오직 바보만이 자신의 실수를 계속 고집한다. 우리 모두가 살고 싶다면, 내가 이전에 공개 연설에서 말했듯이, 조화롭게 살아가자. 그리고 함께, 그렇게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자."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 봉쇄 위협
"서방 정치인들이 2029, 2030년 러시아와의 잠재적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서방 국가들(나토군)의 발트해 군사 훈련과 러시아 유조선 억류 시도 등은 러시아와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신호다. 어느 순간 칼리닌그라드 봉쇄 가능성에 대한 발언이 유럽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외무부 성명과 나토로 발송된 서한에 모든 내용이 정확하게 적혀 있다. 만약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 즉 칼리닌그라드와 다른 영토에 대한 공격이 발생한다면, 러시아가 보유한 모든 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문제가 필연적으로 그리고 즉시 의제에 오를 것이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앞서 마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달(9월) 30일 칼리닌그라드 지역에 대한 공중 또는 해상 봉쇄 시도가 있을 경우, 핵 대응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 서한을 러시아 외무부로부터 받았다고 공개한 바 있다. 러시아 외무부가 나토 측에 보낸 서한에는 핵무기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모든 가용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명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아일랜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칼리닌그라드 봉쇄에 대한 핵 대응을, 벨기에와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 역시 칼리닌그라드 지역 봉쇄 가능성에 따른 결과를 경고하면서 러-나토 간 적대적 감정이 급격이 고조됐다.
"칼리닌그라드 봉쇄 위협에 대한 우리 외무부의 성명과 일부 국가에 보낸 서한은 협박이 아니라, 모스크바를 위협하려는 시도에 대한 대응이다."
"러시아는 (유럽에서) 대규모 충돌이 발생할 경우, 나토와 맞서 싸워야 할 것이며, 나토의 전력은 우리보다 두 배나 크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우리가 경쟁 우위에 있는 모든 것(핵무기)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물론 프랑스와 영국도 핵보유국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보유한 무기는 갖고 있지 않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경쟁 우위다."
"우리는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는 순간이 누구에게나 예상치 못하게 매우 빠르게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긴장 고조와 점점 더 강경해지는 상호 보복 조치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갈등 고조의 근본 원인은 오만과 자신감이다.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가 결코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아니다. 우리는 이 점을 명심하고 그러한 결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유엔 개혁 문제
"러시아는 유엔 개혁을 지지하지만, 내부 합의 없이는 불가능하며,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본다. 우리는 유엔의 구조가 세계의 다양성을 반영하고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중동 국가들이 유엔에서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유엔의 개혁은 안전보장이사회의 확대나 국제 거버넌스 기구에서 국가들의 보다 균형 잡힌 지역적 대표성을 달성하기 위한 일부 조치들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의 업무 내용과 유망한 분야를 포함한 우선순위 활동 영역도 거기에 포함된다."
"유엔이 가장 대표적인 국제기구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의도했던 것보다 훨씬 덜 협력적이고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명백한 소수 집단인 서방 국가들이 유엔의 통치 기능을 장악하려고 하면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유엔의 무능함과 이런저런 문제점을 알고 있고, 또 비판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시작이 어디였을까? 바로 나토의 유고슬라비아 공격이다. 당시 유고슬라비아는 심각한 내전을 겪고 있었지만, 나토는 유엔의 승인 없이 유고슬라비아 영토에 대한 군사 작전을 개시하고, 수도 베오그라드를 폭격했다. 그들은 유엔 안보리의 결정도, 제재도, 유엔의 개입도 없이 대규모 전쟁을 일으켰다. 전 세계가 그 사실을 지켜봤다. 분명한 것은, 누군가가 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대(對) 서방 관계
"소련 붕괴 후, 서방 국가들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확립된 규칙들을 자국의 필요에 맞게 조정하기 시작했다. 서방 국가들은 '소련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데 왜 소련과 맺은 규칙들을 지켜야 하는가? 이제 우리가 원하는 대로, 국제 무대에서 우리의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규칙을 만들자'라고 생각했다. 러시아는 소련 붕괴 후 국가, 경제, 군대를 재건하고 강화해야 했기에 국제 무대에서의 행동 규칙에 대해 세계 강대국들과 협상할 시간이 없었다."
"러시아와 유럽은 양측의 경제와 유럽 경제의 근본적인 이익, 그리고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고려할 때, 언젠가는 관계 정상화를 이뤄야 할 것이다. 모스크바는 유럽과의 관계 복원에 어떠한 장애물도 없다고 본다. 그러나 일부 정치인들이 러시아를 소련 시대보다 더 심각한 독재 국가로 비난하며 여러 국가들이 러시아와 독자적으로 대화하는 것을 막고 있다. 하지만 우리를 막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는 준비되어 있다."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금지하고 있으니 차라리 개별 국가들이 러시아와 협력하기 쉽도록 관계(EU)를 해체하는 게 어떨까라는 질문에) 그럴 필요 없다. 저절로 무너질 것이다. 러시아는 그 과정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 모스크바가 EU를 파괴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의도가 전혀 없다. 우리는 단지 EU와 협력하기를 바랄 뿐이다."
"EU의 개입은 소련 시절보다 더 강압적이다. 적어도 소련은 단일 국가였고, 연방 공화국들은 엄격하게 통제되는 중앙집권화된 국가의 일부였다. EU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론상으로는 그렇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러시아는 2029년, 2030년, 2050년에도 누구도 공격할 계획이 없다. 누구도 위협하지 않고, 누구도 공격하지 않을 것이다. 많은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와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심각한 경제 및 국내 정치 상황 악화와 관련이 있다. 정치인들이 자국민의 관심을 국내 문제에서 외교 문제로 돌리려 하는 것이다."
"우리가 공격 (위협)에 직면한다면 대응할 수밖에 없다. 유럽 국가 국민들도 이를 이해하고, 러시아의 입장과 자국 정부의 입장을 구분해야 할 것이다. 나는 유럽 국가 국민들이 이미 그럴 것(러-유럽 간 입장 차이 이해)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국가(영국과 독일 등)의 선거 결과와 내부 분위기를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대러 제재와 러시아 대응
"(러시아가 임시관리 체제 도입을 통해 유럽 국가의 자산을 국유화했다는 주장에 대해) 거짓말이자 우리에 대한 도발이다. 우리는 누구로부터도 어떤 것도 빼앗거나 국유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이 우리 중앙은행의 자산(외환보유고)을 동결한 후, 전쟁에 사용하자고 주장한다.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일부 유럽 국가들은 모든 규칙을 위반해가며 우리의 에너지 기업인 가스프롬과 로스네프트, 루코일의 자산을 압류했다."
"일본과의 관계에서는 현재의 어려움이 극복된다면 러시아와 일본은 우호적인 이웃이 될 수 있다. 양국은 경제, 환경, 공동 과학 연구 등 상호 관심 분야를 갖고 있다. 러시아의 대(對)일 관계 접근 방식은 변하지 않았지만, 도쿄의 입장은 바뀌었다. 제재를 가한 것은 우리가 아니었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지난달(9월) 16일 "도쿄가 모스크바에 대해 비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와 일본 간 긴장이 완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관계
"유럽의 자동차 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곧 우리 모두 중국산 차를 타게 될 거라고들 한다.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지만, 중국 자동차는 싸고 품질도 좋다."
"나는 중국어를 할 줄 모르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러시아어를 모른다. 농담 삼아 말하면, 손주들이 두 사람 사이에서 통역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손주들은 중국어를 할 줄 안다."
"얼마 전 인도에서 시진핑 주석과 둘만 함께 남겨졌는데, 통역이 없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뭔지 아느냐? 시 주석과 나는 단 한 마디만 하면 됐는데, 통역사도 없고 서로의 언어를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말없이 서로를 이해했다."
"(11월 중국 선전의 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 시진핑 주석과의 3자 정상회의에 대한 의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우리는 정상회의를 찬성한다. 하지만 한 가지 질문이 있다. 어떤 의제를 정하고, 무엇에 대해 이야기할지 먼저 결정해야 한다."
◇인공지능(AI)의 발전과 디지털화
"전문가들이 AI의 확산이 모두를 비인간화하고 획일화한다고 점점 더 우려한다. AI가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인 '디지털 전체주의'는 과거의 전체주의 사회처럼 막다른 골목이자 암울하고 비인간적인 사회로 만들 것이다. ‘신중한 디지털화’라는 개념이 논의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인간의 도덕적 발전에 항상 중요하고 민감했던 영역에 AI가 무분별하게 도입되는 것을 거부한다는 의미다."
"(AI의 공포를 대해) 소련의 실제 사례, 소련의 현실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나 하겠다. 1983년 9월, 미사일 전문가 스타니슬라프 페트로프 중령은 전투 임무 중 미사일 공격 경보 시스템으로부터 신호를 받았다. <...> 시스템은 미국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 5발의 발사를 탐지했다. 어떤 알고리즘이든 이는 명백한 반격 사유로 분류했을 것이다. 그러나 경험 많은 장교인 페트로프는 신호의 정확성에 의문을 품고 시스템 오류를 의심했다. 결과적으로 그가 옳았다. 만약 AI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모든 것이 완전히 달라졌을 수(핵전쟁 발발)도 있다. 내 생각에 이것은 매우 설득력 있는 사례다. 안보 분야에서 AI 기술을 사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며, 이는 인류 생존의 문제다."
"(채팅방 사용에 대한 질문에) 나는 러시아 대통령 비서실을 이용하고 있으며, 대통령 비서실은 인류가 만들어낸 모든 기술, 기기 등을 사용하고 있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