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Apr 2026

도니랜드? 미-러-우크라 3자 평화협상 당사자들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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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미국을 곤혹스럽게 만든 이란 전쟁(이란과 미국·이스라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미-러-우크라 3자 평화협상은 조금씩 잊혀지고 있다. 협상이 진행되지 않으면 전쟁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는 뜻이다.

러시아는 우거져가는 수풀에 숨어 공중에 뜬 적 드론을 피할 수 있는 계절이 성큼 다가오면서 봄철 대공세를 준비 중이다.(미 뉴욕 타임스 4월 7일). 러시아의 공격 태세를 파악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로서는 방어작전 수립에 부산하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평화협상이 이란 전쟁에 밀려 계속 미뤄지고 있는데 불편한 심기를 계속 내보이는 이유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두 번,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 번 등 모두 세 번의 미-러-우크라 3자 평화협상 이후 각국은 정중동(靜中動) 상태에 들어가 있다.

동(動)의 상태와 그 의중을 살펴보면
#1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어떻게 끝낼지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21일, 푸틴 대통령)
#2
우크라이나, "돈바스를 러시아에 넘길 수는 없다. '도니랜드'로 만들자"(21일, 미 뉴욕 타임스 보도)
#3
"미 협상 대표단의 키예프(키이우) 방문 연기는 이란 전쟁 때문이 아니라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 (22일,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 분석)
#4
"미국의 이익이 더 이상 유럽연합(EU)의 이익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23일, 안토니오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3자 평화협상이 중단된 뒤 우크라이나 전쟁의 지형도를 바꾼 사건(?)은 역시 헝가리 총선이다. 친(親)러시아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현직 총리가 완패하면서 16년 간의 장기 집권을 마감한다. 친(親)서방 머저르 페테르 차기 총리 후보의 행보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은 180도 달라질 게 분명하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24일 하루를 정리하는 기획 기사 중 '오르반 (총리) 퇴진 후 우크라이나의 유럽 편입은 가속화될 것인가?' (Ускорится ли евроинтеграция Украины после ухода Орбана)라는 코너에서 블룸버그 통신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의 초기 협상이 향후 몇 주 또는 몇 달 안에 시작될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EU 정상들이 23일 키프로스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했다"면서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날짜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은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장 최근에 EU 가입한 크로아티아는 무려 10년이 걸렸다고 했다. 

실제로 EU의 주축국인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등은 우크라이나의 신속한 가입에 반대했다. 미 정치 전문 폴리티코는 지난 14일 유럽 주요 국가들이 우크라이나가 가입에 앞서 EU 규정에 따른 개혁 과정을 먼저 완료하기를 원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27일 마르스베르크의 한 학교 방문에서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계속하는 한 EU에 가입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가입을 위해서는 부패 척결과 법치주의 확립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2028년 1월 1일 가입도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영토 손실을 인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쟁 종식을 위해서는 영토 양보를 전제로 한 미국 평화안 수락이 불가피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위해 '나는 유럽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는 말로 대국민 설득(국민투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무려 10년만에 가입한 크로아티아의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총리는 키프로스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7개월 만에 EU 가입이 진행된 적은 역사적으로 없다며 "우크라이나는 아직 단 한 분야도 개방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과도기적인 몇가지 절충 방안도 나왔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독일과 프랑스가 우크라이나 측에 투표권과 EU 예산권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옵저버(준 가입국)' 형식을 제안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가 EU 장관급 회의 및 정상회의에는 참여할 수 있지만, 의결권은 없고 EU 공동 예산이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는 '준회원국' 지위를, 프랑스는 공동농업정책(CAP) 및 유럽 기금 이용을 제한하는 '통합 국가' 지위로 부여하자고 각각 제안했다. 물론, 이 경우에도 EU 상호방위 조항이 포함된다. 

메르츠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신속한 EU 가입에 반대했다/사진출처:페이스북@MerzCDU
메르츠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신속한 EU 가입에 반대했다/사진출처:페이스북@MerzCDU

하지만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시비가 외무장관은 22일 준회원 자격 부여 제안을 비판하며, 정회원으로 가입만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23일 "오르반 총리의 사임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대한 환상이 사라졌다"며 "반대하는 EU 회원국 정상들은 이제 더 이상 오르반 총리 뒤에 숨을 수 없다"고 비꼬았다. 

우크라이나의 EU 조기 가입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제안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평화 계획)의 일부였다. 스트라나.ua는 "이론적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EU 가입이 이뤄질 경우, 전선에서 더 많이 양보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돈바스 철군(러시아로의 양보)도 정당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하지만, 유럽이 EU 신속 가입을 반대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미 평화 계획의 핵심 동기는 사실상 사라졌다. 더욱이 오르반 총리의 총선 패배를 계기로 EU가 대(對)우크라 900억 유로 규모의 차관을 확정함으로써 키예프는 약 2년간 더 전쟁을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이란 전쟁에 참전을 거부한 유럽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가 위험 수위를 넘나들면서. 유럽도 미국과 차별화가 나서는 조짐이 뚜렷하다. 
EU 정상회의를 주재한 안토니오 코스타 EU ​​이사회 의장(정상회의  상임의장)이 23일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미 행정부를 전적으로 따른다면 EU가 붕괴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그는 "미국의 이익이 더 이상 EU의 이익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압송과 이란 전쟁,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우크라 정책을 그 예로 들었다. 나아가 "EU는 자체적으로 조직화하고 스스로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자율적인 접근 방식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럽은 독자적인 노선 추구에 대한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워싱턴 포스트(WP)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유럽의 드론 생산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러시아 측의 위협에 논평하면서 "미국의 유럽 지원에 상당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16일 썼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예고하는 발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도널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24일 "러시아가 향후 몇 달 안에 유럽 국가를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트라나.ua는 이 발언을 러시아와 유럽 간 충돌을 예고하는 최근의 수많은 주장 중 가장 구체적인 것이었다고 짚었다.

러시아도 발트 연안의 석유 수출항구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에 나토 회원국(발트 3국)이 지원(영공 통과)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대응(전쟁)이 불가피하다고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이 지난 3월 말 경고했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에스토니아 등 발트3국을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고, 에스토니아가 이에 반박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과 유럽은 따로 놀까?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에 대한 서운함을 넘어 분노를 표출하고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전 대통령)이 유럽과 러시아 간의 전쟁 발발 시 미국이 유럽을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은 '갈라치기' 여론전으로 봐야 한다.

다보스 포럼에서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출처:텔레그램@V_Zelenskiy_official
다보스 포럼에서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출처:텔레그램@V_Zelenskiy_official

미국을 향한 우크라이나의 발언은 EU로부터 900억 유로 대출을 받아낸 탓인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미국 특사들이 키예프로 오지 않는 것은 무례한 일"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 9일에도 위트코프 미 대통령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 사위인) 쿠슈너를 가리켜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고위 인사들과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비판했다.

스트라나.ua는 22일 하루를 정리하는 기획 기사중 '평화 협상이 중단된 이유는?' (Почему встали на стоп переговоры по миру) 이라는 코너에서 "부활절 직후로 예정됐던 미국 대표단의 키예프 방문이 아직 성사되지 않았다"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협상단(위트코프 특사와 쿠슈너)이 이란과의 협상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고, 오히려 협상 여건이나 주제가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미-러-우크라 3자 평화 협상은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철군에 대한 이견으로 중단된 상태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미국과 러시아는 돈바스 철군을 통한 전쟁 종식을 요구하고 있으며, 워싱턴은 그 대가로 나토 제5조 수준의 안보 보장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한다며 현재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같은 '딜'(거래)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20일 거듭 밝혔다. 그는 공개된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년 반 후에 임기가 끝나는데, 그후 그가 보장한 약속들은 아무런 가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보를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거의 노골적으로 불만이다. 

반(反)트럼프 성향의 잡지 애틀랜틱은 때 맞춰 "우크라이나가 마침내 트럼프 (대통령)를 버렸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를 동맹으로 여기는 척하는 것을 그만뒀고, 키예프는 미국과의 관계를 단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나아가 "젤렌스키 대통령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표현을 사용하며, 미국을 더 이상 믿을 만한 동맹으로 여기지 않는다"며 "유럽 전체가 미국과의 관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 건 더욱 놀라운 일"이라고 평했다. 안토니오 코스타 EU ​​이사회 의장겸 정상회의 상임의장의 정상회의 연설과 유사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기로 한 유럽 편에 서기로 한 분명한 신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애틀랜틱지의 보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우크라이나의 한 고위 관리는 스트라나.ua에 "'우크라이나가 트럼프를 버렸다'는 게 무슨 뜻이냐? 우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CEO가 클릭 한 번으로 차단할 수 있는 위성 통신 '스타링크'를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 미국의 군사 정보력을 포기할 수 있느냐? 그러면 우리는 러시아와 어떻게 싸울 거냐"고 반문했다. 

분명한 것은 국내외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를 알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발언을 계속한다는 점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이 패배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더 이상 우크라이나에 양보하라는 압력을 행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스트라나.ua는 "언론(미 뉴욕 타임스)에 유출된 소위 '도니랜드' 구상(돈바스 지역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딴 중립지대로 만들자는 구상/편집자)과 AI(인공지능)로 만든 국가(國歌)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을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인물들로 여기며 조롱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잘 보이기 위해 '도니 랜드' 제안을 했다는 일각의 해석과는 딴 판이다. 

'도니랜드' 제안설은 미 뉴욕 타임스(NYT)가 처음 보도했다. 이튿날(23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NYT보도를 보인하면서 "협상 과정에서 저는 '도네츠크주', '루간스크주', '우리 돈바스', 또는 '우크라이나 영토'라는 용어 외에는 다른 어떤 용어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가 지금처럼 우크라이나 영토로 남아 '푸틴의 나라'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핵심은 명칭이 아니라 우리 국가의 땅으로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을 향해 "대화에 나서라"고 압박했다. 튀르키예(터키)와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회담을 제의했다. 그는 양국 정상에게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중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비가 외무장관은 기자들에게 "회담 장소로는 벨라루스와 러시아만 아니라면 어디든지 가능하다"며 "양국 정상회담은 교착 상태에 빠진 평화 협상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지난 9일에도 "미-러-우크라 3자 평화 협상은 정상급 회담으로 대체돼야 한다"며 푸틴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거듭 제안왔다.

크렘린을 방문한 미 평화협상 대표단.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위 쿠슈너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출처:크렘린.ru
크렘린을 방문한 미 평화협상 대표단.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위 쿠슈너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출처:크렘린.ru

이에 대한 크렘린의 반응은 늘 똑같다.
푸틴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날 ​​준비가 되어 있지만, 평화 협상 합의안(평화 조약)의 서명 전날에만 가능하다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이 22일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정상회담이 생산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라며 "정상회담은 최종 합의를 도출하는 단계에서만 생산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러-우크라 두 정상 간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증오심으로 가득 차 있다'고 여기는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 전쟁 못지 않게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서도 곤혹스러운 처지로 몰렸다. 그는 두 가지 옵션(선택)에서 고민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하나는,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을 포기하고 중간선거 전에 전쟁을 종식한다는 희망을 버리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카예프에 더욱 압박을 가해 돈바스 철군을 성사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하는 스타링크를 끊고, 군사 정보의 접근을 차단하며, 무기 공급을 완전히 봉쇄한다면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진다. 

크렘린은 당연히 후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이 최근 푸틴-트럼프 대통령 간의 '앵커리지 정신'을 계속 언급하는 이유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앵커리지 정신'을 훼손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과 같이 영향력 있는 반(反)러 성향의 공화당 인사들과 접촉하고, 언론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러 노선을 '러시아 스파이'로 몰고 간다. 또 '러시아 경제가 붕괴 직전이다', '러시아의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전선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다' 등의 프로파간다(선전전)을 대대적으로 벌인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것을 계기로 러시아 경제가 그동안 서방의 제재 조치로 얼마나 허약해졌는지 분석하는 자극적인 기사들을 유럽 언론에 게재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 모든 것은 미국이 모스크바를 향해 압력을 가하는 게 전쟁 종식을 더 효과적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란 전쟁의 덫에 걸린 미국은 러시아와의 관계 단절에 소극적이다. 국가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해 일시적이나마 대(對)러 에너지 제재를 해제했다. 앞으로 쭉 이어질지도 모른다. 궁극적으로 미 백악관의 세계 전략에서 우크라이나로 하여금 도네츠크주 영토의 20%(러시아군의 미점령지역)를 포기하게 하는 게 러시아와 관계를 단절하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다. 

러시아의 전쟁 종식 목표는 분명하다. 미국의 협력을 얻어 특수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의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22일 평화 협상을 중재하는 미국 대표단(위트코프 대통령 특사와 쿠슈너)이 모스크바를 다시 방문해주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냈다. 부활절 이후 미국 대표단의 키예프 방문을 애타게 기다리는 우크라이나 측에 던지는 '말 폭탄'이다.

푸틴 대통령의 자신감은 더욱 높다. 그는 21일 열린 지방정부 행사에서 "특수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끝날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러시아 군 장교는 "승리가 우리의 것이라는 데에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으며, 적군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푸틴 대통령은 "맞다. 그들도(우크라이나) 모든 것을 공식화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니 두고 보자"고 했다. 그는 또 "올해 가을 총선에 러시아에 합류한 4개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도네츠크, 루간스크, 헤르손, 자포로제(자포리자) 등 우크라이나의 4개 주를 말한다. 

이진희 기자 jhman4u@buyrussi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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